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회장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다. 우리나라 역사를 알리고, 호국보훈하는 것이 그에게는 평생 사명이다. 특히 그가 집필한 ‘6.25전쟁 1129일’은 세계사의 중심을 한국에 두고,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을 배제한 채 양·음력과 간지(干支), 요일, 일기를 그대로 나열하는 편년체로 서술했다. 역사에 대한 시각은 다를 수 있지만, 사실은 한 가지라는 이 회장의 신념이 담겼다. 정전 70주년을 맞은 오늘날, 그의 저서에 관심이 쏠린다.
‘6.25전쟁 1129일’은 전쟁 동안 북한의 남침, 유엔안보리 특별회의 개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해·공군 작전 승인 등 명료한 사실들을 국내·외로 나눠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남·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중국·유엔 등 관련국들의 입장, 전황을 사실 그대로 다뤄 6.25전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회장은 책 출간 당시 6.25전쟁이 북침인지 남침인지를 논해야 하는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1980년대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에 의해 시작된 수정주의는 6.25전쟁이 한반도 분단의 균열이 내전 형태로 터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6.25전쟁이 명백한 남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사실을 그대로 정리해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후손들에게 바로 알게 하는 것은 나처럼 나이 든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부영그룹은 6.25전쟁 참전국들과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2015년 용산전쟁기념관에 유엔참전비의 건립비용을 지원했다. 참전비는 국가별 상징 작품에 승리의 상징인 월계관과 참전용사에게 바치는 글이 담겨 제작됐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이 회장은 매년 군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을 위해 위문품과 그의 역사 저서들을 전달해왔다. 최근에는 공군 하늘사랑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영그룹은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까지 1조1000억 원 규모의 비용을 기부하는 등 선한 영향력 행사에 앞장서오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한 권의 책에 담긴 1129일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기록을 읽어보고, 책이 전하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 책 외에도 △광복 1775일 △미명 36년 12768일 △여명 135년 48701일 △우정체로 쓴 조선개국 385년 등 여러 역사서를 편저하는 등 우리 역사 바로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