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경고음에도 “난 괜찮겠지?”…충남·경남 마이너스 갭투자 ‘기승’

입력 2023-06-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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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역전세난을 경보음이 연일 울리고 있지만 여전히 갭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광역시보다 지방에서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더 비싼 ‘마이너스 갭투자’가 여전히 눈에 띄고 있다.

20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3개월 간(4월1일~6월20일) 지방 내 갭투자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로 총 52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이어서 강원 원주시 45건과 충남 아산시 44건, 경남 김해시 39건, 경남 창원시 성산구 32건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방 내 갭투자 건수 상위 지역은 전국 기준으로 보면 중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전국 갭투자 건수 1위는 경기 화성시로 총 82건, 2위는 경기 시흥시로 62건이 진행됐다. 문제는 지방 갭투자 상위 지역에서 전셋값이 집값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마이너스 갭투자가 최근에도 계속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무(無)갭투자나 마이너스 갭투자는 시세 1억 원 안팎의 소형 매물에 집중됐다. 이날 아파트실거래가가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천안시 쌍용동 ‘월봉청솔1단지’ 전용면적 50㎡형 한 가구는 지난달 3일 1억1700만 원에 팔린 뒤 같은 달 25일 전세 보증금 1억15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갭(매맷값과 전셋값 차이)은 2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천안시 서북구에서도 지난 4월 이후 갭 1000만 원 미만 거래가 8건이나 포착됐다.

강원 원주시에서는 단구동 ‘구곡청솔2차’ 전용 58㎡형 매물이 4월 9500만 원에 팔린 뒤 지난달 22일 1억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전세가 매매보다 500만 원 더 비싼 마이너스 갭투자가 이뤄졌다. 또 경남 창원시에선 대방동 ‘성원남산3차’ 전용 47㎡형 한 가구도 4월 9000만 원에 손바뀜한 이후 지난 14일 1억 원에 전세 계약서를 새로 썼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갭투자 비율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전셋값 하락이 도드라진 지역에서는 일부 마이너스 갭투자도 진행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세가격지수는 0.31% 하락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천안시는 0.37% 하락, 창원 성산구는 0.65% 하락, 김해 0.55% 하락 등 마이너스 갭투자가 몰린 지역의 전셋값 낙폭이 더 컸다.

아울러 일부 갭투자는 매매 실거래가 정보가 등록되기 전 시차를 활용해 전세를 체결한 ‘깜깜이 투자’ 의심 사례도 포착됐다.

경남 김해시 외동 ‘대동한마음타운’ 전용 59㎡형은 지난달 8일 1억4500만 원에 매매한 뒤 8일만인 같은 달 16일 1억4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해당 가구의 직전 실거래가는 2021년 기록한 1억6800만 원이었다. 또 충북 청주시 복대동 ‘영조아름다운날1차’ 전용 59㎡형 한 가구 역시 지난달 10일 1억6600만 원에 손바뀜한 뒤 5일 만에 전세 1억7000만 원 계약을 맺는 사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이 계약 전 매매가격과 전셋값 시세를 확인하고, 갭투자 매물 여부를 확인하는 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세입자는 저가 매물이라도 최근 시세를 확인하고 계약해야 하고, 전세가 비싸면 앞으로 역전세난 등을 고려해 해당 매물 계약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랩장 역시 “세입자는 앞으로 보증금 반환 위험이 커지는 점, 전세가율이 높은 전셋집은 반환보증상품 가입도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드시 실거래가 등을 확인하고 전세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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