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진 상당수 자리 잃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당국과 마찰도 AI 개발 늦춰
저커버그, 5월 백악관 AI 리더 회담서 배제 굴욕
뒤늦게 기업 내 생성형 AI 그룹 신설하고 AI 모델 공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메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하고 신뢰받는 경영진 중 하나인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CPO)를 필두로 한 새로운 생성형 AI 그룹을 신설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 그룹은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며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엔 배경 소음을 제거하기 위해 오디오 녹음을 수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를 읽어주는 AI 모델인 ‘보이스박스’를 공개했다.
이처럼 메타는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짚었다.
2월 저커버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올해를 ‘효율성의 해’라고 지칭했다. 그는 “우린 더 강하고 민첩한 조직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AI 연구진도 다수 일자리를 잃었다. 대규모 언어 모델과 같은 AI 시스템의 연구 보고서를 공동 집필했던 메타 연구진 중 3분의 1이 지난해 메타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부터 AI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메타는 이제 생성형 AI의 후발주자 신세가 됐다. 5월 백악관이 AI리더 회담에 저커버그 CEO를 초대하지 않은 것은 메타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초대받은 경영진은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와 사티나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등 넷뿐이었다.
애플이 지난 수년간 개인정보 보호를 놓고 규제 당국과 갈등을 빚은 점도 AI 개발 속도를 늦춘 요인으로 꼽힌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7년 동안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집중적인 감시 이후 임원진의 리스크 내성은 줄어들었고 AI 제품 출시에 대한 마찰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타는 여전히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메타의 조엘 피노 AI 리서치 부사장은 성명에서 “메타는 AI 부문에서 뒤처지지 않았고 AI 연구는 메타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며 “우린 전·현직 AI 연구진이 첨단 AI 미래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