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지법시행규칙 개정을 두고 농막 취침이 불가능해진다는 여론이 나오면서 정부가 이를 해명하고 나섰다. 주거 목적이 아닌 주말·체험농장은 이용에 문제가 없고, 농지이용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경작지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지법 개정을 두고 정부는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농막 제도 개선을 두고 "농막을 농업 활동과 무관하게 주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취지"라며 "도시민이 주말농장이나 영농체험 목적으로 설치하는 농막은 활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막은 농작업에 직접 필요한 농자재 보관, 수확 농산물의 간이 처리,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설치하는 연면적 20㎡ 이하 시설로 주거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농막을 전원주택이나 별장 등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나 늘어나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농막을 전원주택 단지로 분양해 피해를 보 등 투기에 활용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또 농막은 가설건축물로 소방시설법상 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산불 등 자연재해나 화재 등 안전사고에 매우 취약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초 정부가 최근 농막이 많이 설치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점검대상 252개 농막 중 51%에 해당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됐거나 정원이나 주차장 등으로 불법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달 농막의 불법 증축, 별장 사용을 막기 위해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21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농막으로 전입 신고를 하는 경우,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벗어나는 야간 취침·숙박·농작업 없는 여가 시설 활용 등을 하는 경우, 내부 휴식 공간이 바닥면적의 25%를 초과하는 경우를 '주거'로 판단한다. 또 농막을 설치할 때 농지로 원상복구 할 수 있는 건축법상 가설물로 신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야간 취침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주거지에서 논밭이 먼 곳에 있는 전업농이나 주말농장 이용자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별장식 농막은 제재가 필요하지만 작은 규모의 컨테이너 농막이나 어쩔 수 없이 야간 취침을 해야 하는 경우도 규제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주말농장, 영농체험 등은 불법 주거 농막에 포함되지 않고, 농지 보전이라는 취지에 맞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매년 실시하는 농지이용실태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경우 경작용인지 다른 목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주거용이냐 일시적인 사용이냐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달는 현장의 요청이 있었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제도 개선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귀농과 귀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3년 이내 농막이 설치된 실태를 살펴보면 인구소멸지역보다는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주변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이 모든 농막에 대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에 설치된 농막은 현행처럼 활용하되, 불법 농막 방지를 위해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은 법령 개정 이후 신규로 설치되는 농막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지법 시행규칙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