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규모 하한가 사건의 여파로 증권사들이 장외 파생상품 중 하나인 차액결제거래(CFD)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의 규제와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가 강화되면서 CFD 거래의 시장 점유율이 축소될 것으로 관측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이날부터 기존 CFD 계좌가 있는 고객에게 해당 계좌를 통한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KB증권은 오는 5일부터 CFD 계좌를 통해 매매할 수 없다.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도 이날부터 CFD 신규 계좌 개설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신규 매매는 제한되고, 이미 거래한 물량을 청산하는 것만 가능해진 셈이다.
앞서 일부 증권사는 CFD 계좌가 있는 전문투자자들의 해당 계좌를 통한 신규거래 중단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증권사는 이미 CFD 계좌 개설뿐 아니라 신규 매매까지 중단했다.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 중에서 CFD 계좌가 없는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CFD 도입을 피해왔고, 대신증권은 오익근 대표이사가 직접 CFD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도 CFD 개설 업무를 중단키로 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인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아도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이 결제된다. 증거금 40%만 납입하면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한 데다 실제 보유한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실명도 드러나지 않고 절세효과까지 있어 인기를 누렸다. 장외 파생상품 투자중개업 면허가 있어야 취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CFD 사태를 계기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CFD 계좌를 악용할 수 있다는 악영향이 알려지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CFD에 따른 주식 매매 시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는 등의 CFD 규제 보완방안을 내놓고, 시행 전까지 개인 전문투자자의 신규 CFD 거래 제한을 증권사에 권고했다. 규제 보완 방안은 오는 8월 거래소 업무규정 시행세칙과 금융투자업 규정 등을 고쳐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조7697억 원으로 작년 말(2조3254억 원)보다 3개월 사이 4443억 원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