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사태 등으로 ‘조용한 50주년’ 맞아
보상없는 50주년에…직원들 ‘불만’도 있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으로 메리츠증권이 창립 50주년을 조용히 보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올해 메리츠증권의 1분기 매출액은 14조6233억 원, 영업이익은 239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42% 감소한 수치다.
메리츠증권 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신규 딜 감소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도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에서는 인플레이션 하락 및 경기둔화 흐름에 대응해 차별화된 트레이딩 전략과 최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창사 이래 첫 자기자본 6조 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77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업황 부진에도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CFD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지속 여파 등으로 증권가가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자 조용한 창립 50주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1분기 실적도 나름 선방했고 의미부여가 많이 되는 해지만, 업계가 불안정한 상황이라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는 분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CFD 잔액은 3446억 원으로 파악됐다. 교보증권(6180억 원), 키움증권(5576억 원), 삼성증권(3503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메리츠증권 측은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100주년을 조용히 넘어간 영향이 크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10월 화재가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지만, TV 광고 외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지나가서다.
다만 사내에선 ‘조용한 50주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창립 50주년과 그간의 성과 등을 기념해 보너스나 선물 같은 보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무것도 지급되지 않아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