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은 27일 두산밥캣에 대해 견조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최대 2년간 우수한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조정 차입금 감소, 그리고 업황 둔화 속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재량적 현금흐름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stand-alone credit profile, SACP)를 'bb'에서 'bb+'로 상향 조정했다.
재무 위험도(financial risk profile) 역시 '중간(intermediate)'에서 '다소 낮음(modest)'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장기 신용등급은 'BB',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주력 시장인 북미 건설장비 시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지난 몇 년 동안 신중한 부채관리를 통해 어려운 영업환경을 버텨낼 수 있는 신용지표 유지 여력을 확보해서다.
정지헌 S&P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영업실적이 향후 2년 동안 다소 둔화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호한 현금흐름 창출과 상당한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신용등급 유지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신중한 레버리지 관리를 통해 2023~2024년 동안 견조한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두산밥캣은 지난해 미화 3억 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부 채권(2025년 만기) 조기상환 등 견조한 잉여현금흐름을 활용해 지난 수년 동안 차입금을 조기 상환해왔다"며 "더불어 영업실적까지 개선되면서 동사의 레버리지 비율은 2021년 1.8배에서 2022년 0.8배로 개선됐으며, 조정 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미화 12억 달러에서 8억2600만 달러로 감소했다"고 했다.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향후 2년 동안 재량적 현금흐름은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장비 업황 둔화 가능성이 있지만 레버리지 비율이 높지 않아 탄탄한 신용지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S&P의 기본 시나리오(base-case scenario) 아래에서 두산밥캣의 2024년까지 레버리지(debt-to-EBITDA) 비율은 0.8~1.2배의 탄탄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또한, 모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구조 개편과 차입금 감축이 향후 1년 동안 그룹의 유동성 및 재무 프로파일 유지 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두산밥캣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BB'로 두산에너빌리티의 ‘b+’ 그룹신용도(GCP)보다 최대 두 노치(notches)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정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 그룹의 조정 순차입금은 2020년 9조 4000억 원, 2021년 6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4조70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두산 인프라코어 매각(8500억 원)과 두산건설 지분 일부 매각(2500억 원) 등 강도 높은 차입금 감축 노력에 따른 영향이다. 또 지난해 2월 두산에너빌리티 그룹은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1조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고 했다.
다만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영향력이 확대되거나 두산에너빌리티의 그룹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경우에도 두산밥캣의 신용등급은 하향조정 될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 상승 또는 현금흐름 약화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거나, 공격적인 재무정책 또는 수익성 악화로 두산에너빌리티의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상당 기간 7배에 근접할 경우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