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줄곧 하향 곡선을 그려왔던 게임 기업 주가가 중국 판호 발급 재개 등으로 반등세를 보이는듯했으나 한-중 관계 냉각으로 다시 한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국내 게임 실적은 회복세를 보여 중국에 발을 걸치지 않은 기업은 실적 회복세를 보이는 등 차별성 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연초 대비 2.35% 상승했다. 이 지수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넥슨게임즈 등 10개 상위 게임 기업들을 추종하는 지수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에만 51.47% 하락하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부진하기 시작했고, 중국 정부가 2021년 들어 게임 이용자 규제를 두고 판호 발급을 중단하는 등 게임산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약화한 여파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국내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기 시작하며 한한령 해제와 국내 게임 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해 12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언픽셀의 ‘그랑사가’, 밸로프 ‘뮤 레전드’ 등 국내 게임 8종에 외자판호를 발급했고, 올해 3월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넷마블에프엔씨 ‘일곱개의 대죄’ 등에 대한 판호를 추가로 발급했다.
중국 당국은 그간 2020년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와 2021년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등에 외자판호를 발급하기는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과 같은 한국 게임 무더기 판호 발급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갈등이 격화된 이후 6년 만이다.
중국 판호 발급 기대감에 넥슨게임즈 주가는 올해 초 대비 40% 상승했다. 넷마블 역시 9.60% 올랐으며 데브시스터즈는 4월 14일 6만5100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넥슨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넷마블 등을 순매수하기 시작하는 등 게임 섹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었다.
다만, 최근 불거진 한-중 외교 갈등으로 중국향 기대감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한 뒤 왕원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 몫이고, 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에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하는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이후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대만에 대해 불장난을 하면 타죽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갈등 국면을 격화시켰다.
친강 외교부장 발언이 있던 21일 넥슨게임즈는 10.25%, 데브시스터즈는 7.45% 급락했다. ‘KRX 게임 K-뉴딜지수’ 역시 0.91% 하락 마감했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 시장이 회복 국면을 보이는 등 게임 기업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신작 출시가 많은 경우 성과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으며, 올해 신작 라인업이 미약하더라도 하반기 이후부터는 내년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오름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인덱스 기준 3월 국내 모바일 시장은 전 분기 대비 4% 회복하면서 1, 2월과 비교에 낙폭을 줄이고 있다”며 “올해 신작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은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으나 하반기부터 신작일정 구체화 및 출시일이 다가오면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