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담합 사건서 커지는 검찰 역할론…"공정위와 협의로 범죄대응 능력 향상"

입력 2023-04-20 16:02 수정 2023-04-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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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특판가구 입찰담합'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검찰은 2조3000억 원대 가구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국내 주요 가구업체 임원들과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특판가구 입찰담합'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검찰은 2조3000억 원대 가구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국내 주요 가구업체 임원들과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가구업체 입찰담합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검찰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리니언시(형벌감면제도)’를 신청한 1‧2순위 업체에 대해서도 검찰은 강제수사에 나서거나 기소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가 20일 처분한 ‘신축아파트 등 빌트인 입찰담합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이뤄지기 전에 수사가 먼저 진행된 이례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건은 ‘공정위 전속고발권’에 따라 공정위가 사건을 조사한 뒤 검찰에 고발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선 검찰이 선제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이다.

그 배경에는 담합에 가담한 기업들의 리니언시 신청 접수가 있다. 기업들의 리니언시 접수는 공정위와 검찰에 동시에 접수됐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시작한 뒤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특판가구 입찰담합'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검찰은 2조3000억 원대 가구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국내 주요 가구업체 임원들과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특판가구 입찰담합'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검찰은 2조3000억 원대 가구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로 국내 주요 가구업체 임원들과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형사 리니언시를 1순위로 접수한 기업에 대해서도 검찰은 강제수사에 나설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공정위와 검찰에 리니언시를 1순위로 접수한 기업에 대해서도 검찰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단순히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만 받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까지 실시했다. 직접 브리핑에 나선 이정섭 부장검사는 “자진신고를 한 기업만 압수수색을 하지 않으면 자진신고자가 누구인지 시장에 바로 드러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공정거래 사건에서 공정위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같은 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사건을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담합을 한 업체들이 앞으로는 공정위보다 검찰에 리니언시를 접수해야 처벌을 확실히 면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검찰-공정위 주도권 다툼’ 해석에 선을 긋고 양 기관의 협업으로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부장검사는 “국가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범죄대응 능력 향상에 방점을 둔다”며 “충돌 없이 공정위와 수차례 원만하게 협의해서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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