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입당자에 대해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한 당원을 대상으로 이중당적 금지 안내 문자를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당적일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에게 알려 자발적인 탈당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전 목사가 실질적인 당수를 맡고 있는 ‘자유통일당’ 당원이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당에 따르면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쓴 당원은 일반·책임당원 포함 총 981명으로 정당법 제 42조 2항은 이중당적을 금지하고 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이중 당적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면 수사 의뢰도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전 목사 추천만으로 이중 당적이라고 의심해 수사를 의뢰한다는 것은 법적인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국민의힘이 전 목사와 본격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가 당원가입 운동을 벌인다고 했고 이것은 공천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우리 당은 전 목사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씀드린다”면서 “이 조치는 국민의힘이 전 목사와 어떠한 관계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저희들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신규 대상자를 대상으로 전보다 엄격한 심사를 거칠 것임을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하는 자가 입당 신청할 경우 면밀한 자격심사를 통해 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 목사와 ‘손절’을 택한 것은 지난 17일 전 목사가 돌연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부터다. 전 목사가 “국민의힘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날을 세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자 강경한 태도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진드기처럼 붙어 당을 스토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지지율 하락이라는 현상은 굉장히 위기상황이다. 김기현 대표가 제대로 힘 한 번 못 써보고 당한 것이고 본인도 일부 책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를 계속 스토킹하다시피 한다. 김 대표 체제가 초반에 어렵지만 너무 성급하지 않게 현실을 인정하고 냉정하게 차근차근 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