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프랑스 증시 ‘고공행진’에 미국 압도

입력 2023-04-16 16:49 수정 2023-04-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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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CAC40지수, 올해 16% 상승해 사상 최고치
에르메스, LVMH 등 명품업체가 상승 견인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 반영된 결과
유럽증시 상승폭도 미국 웃돌아
명품 반등과 함께 가치주 회복이 한몫

프랑스 증시가 중국의 명품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시장 활황에 유럽증시도 미국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증시 벤치마크인 CAC40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오른 끝에 전날 7519.61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9월 말 저점 이후로는 30%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범유럽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와 미국증시 S&P500지수를 능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시작 후 지수 상승분의 약 3분의 1은 에르메스와 케링,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로레알 등 명품기업의 몫이었다. 이들 주가는 이 기간 각각 61%, 25%, 45%, 28% 상승했다. 에르메스와 LVMH 주가 역시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의 약진은 중국 명품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작 전 중국 소비자의 명품 지출 약 3분의 2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에 팬데믹 기간 부진했던 명품기업들의 실적은 올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 속에 회복세를 보인다. 지난주 LVMH는 1분기 글로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메스는 중국 수요 반등을 기반으로 1분기 아시아 매출이 23% 늘었다고 보고했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카우 유럽 투자전략가는 “일부 글로벌 투자자는 명품과 같은 유럽 주식을 통해 중국에 대한 간접적인 익스포저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쉽고 유동적이며 덜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제는 명품이 소비 침체 영향을 받을 것인지”라며 “우린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유럽증시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유럽 블루칩 기업을 종합한 스톡스유럽50지수는 연초 대비 10.8% 상승하며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스톡스유럽600지수도 올해 들어 9.9% 상승했다. 이 기간 미국증시 다우지수는 2.2%, S&P500지수는 7.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명품 종목의 약진과 더불어 고금리 환경에 글로벌 투자자의 ‘가치주’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도 유럽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아비바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살단하 수석 펀드매니저는 “저금리 기조가 바뀌었고 이는 시장을 이끄는 동력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늘 미국보다 가치주에 더 가까웠던 유럽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안드레아스 브루크너 투자전략가는 “유럽에서 에너지와 관련한 대규모 경기침체는 오지 않았고,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커지고 있다”며 “유럽 주식이 미국을 이기기 위한 거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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