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어지는 중국 위안화…우크라 전쟁 이후 무역금융 비중 2배 커져

입력 2023-04-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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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은 4.5%…유로화 바짝 추격
위안화 국제화 가속·서방 대러 제재 걸림돌
SWIFT 대체 CIPS 결제 21% 급증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위안화 보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무역금융 부문에서 중국 위안화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2월 4.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만 해도 점유율이 2%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1년 새 두 배 넘게 높아지면서 6%대인 유로화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여전히 견고하다. 올해 2월 기준 달러화 점유율은 84.8%에 달한다. 하지만 점유율은 전년 동월의 86.8%에서 2%포인트(p)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무역금융에서 중국 비중이 커지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을 뒷받침하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극명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 업체 게이브칼드레고노믹스의 아서 클로버 공동창업자는 “시기를 고려한다면 위안화 비중 증가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중동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되는 러시아산 원유 규모는 지난해 3월 이후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무역금융에서 달러 매력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중국 위안화의 매력이 커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총 9차례 금리를 인상했지만, 인민은행은 두 차례 인하했다.

켈빈 라우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저금리 통화가 됐다”면서 “이에 무역금융에서 위안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러시아와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무역금융에서 범위를 넓혀 SWIFT 전체 국제 결제로 보면 위안화 비중은 여전히 2%대로 정체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은 2015년부터 독자적인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인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운영해왔는데, SWIFT에서 차단된 러시아가 CIP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상품 구매 비용을 위안화로 지불하면서 양국 간 무역액이 1850억 달러(약 245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CIPS를 통한 총 결제액은 14조 달러로 전년 대비 21% 급증했다.

다만 인민은행의 엄격한 자본 통제는 위안화 국제화에 있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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