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3개월 운영 결과, 월 평균 1000건 이용
편의점 점포망 장점 활용…모객 효과, 연계 매출 기대
편의점이 전기 오토바이 충전 맛집으로 변신한다. 정부가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전기 오토바이) 확산에 나서는 가운데 편의점업계도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교환스테이션(BSS)을 잇달아 도입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편의점업계는 촘촘한 점포망을 활용해 배달 라이더들을 모객, 연계 매출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12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 에임스와 손잡고 ‘나누’ 전기 오토바이 BSS 확대에 나섰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서울, 부산, 목포 등 50여 개 점포에서 에임스의 전기 오토바이 BSS를 시범 운영 중이다.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은 사용한 배터리를 빼 BSS에 집어넣고 완충돼 있는 다른 배터리를 꺼내 오토바이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경기도, 대구 등 지역에 설치 점포를 확대해 총 130여 개 점포에서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은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독립법인 쿠루와 손을 잡았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S25 한 곳에서 BSS를 시범 운영 중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가 올해 200개의 GS25 점포에 설치하겠다는 게 GS리테일의 계획이다.
CU도 올해 2월 충전솔루션 업체 이지차저와 협력해 BSS 운영에 들어갔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현재 CU 명지전문대점, 고강본점, 이편한온수점, 신림카페점에서 BSS를 운영 중이다. CU는 이용현황을 모니터링한 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BSS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찍부터 BSS 서비스에 나선 이마트24는 올해 말까지 BSS 운영 점포를 100개 점으로 늘릴 예정이다. 앞서 이마트24는 2021년 9월 서울 18개 매장에 BSS를 도입한 뒤 매년 서비스 가능 점포를 순차적으로 늘려왔다.
이처럼 편의점이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전기 오토바이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정부 정책에 동참하면서도 전기 오토바이 라이더 모객을 통해 편의점 연계 매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3개월 동안 BSS를 운영한 결과 이용 건수가 월 평균 1000건을 넘어섰다.
강남 일대에서 전기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하는 박 모(31) 씨는 “편의점에 설치된 BSS를 통해 간편하게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면서 “배터리 교환하러 가면서 편의점에서 담배, 음료 등을 구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전기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하는 층이 배달 라이더들이지만 정부가 배터리 교환형 전기 오토바이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이용 층이 일반인들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이륜차 누적 보급 대수는 6만2917대다. 올해 보급 목표는 4만 대다. 특히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차체만 구매했을 때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이륜차의 60%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 보급 정책에 동참하면서도 배달 라이더들을 편의점 고객으로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BSS서비스 도입에)적극 나서고 있다”며 “향후 배달 라이더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전기 오토바이 이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