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갈아치우는 금값 영향
안전자산 선호심리 상승에…금융불안 여전
“변동성 고려한 세심한 전략 필요해”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상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은행발(發) 위기감이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불안감도 나오는 분위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달간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상장지수증권(ETN)(H)은 53.67% 급등했다. 이 밖에 △QV 레버리지 은 선물 ETN(H)(53.66%)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H)(53.52%)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H)(53.05%)등 은 관련 ETN도 일제히 급등세다.
금 관련 ETN도 오름세다. 같은 기간 △QV 레버리지 금 선물 ETN(H)(21.11%) △대신 레버리지 KRX 금현물 ETN(21.04%)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20.07%) 등도 오르고 있다.
금‧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KODEX 은선물(H)(24.14%),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20.41%) 등도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8만6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4년 3월 24일 KRX 금 시장 개장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최근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겼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다.
유독 금보다 은 관련 상품이 더 크게 오른 이유는 산업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나 보석에 사용되는 금에 비해 은은 산업재로도 많이 사용된다”며 “은 가격 상승은 전통적인 산업적 수요 및 전기차 등의 청정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은은 통상 금융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커졌을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관련 자산 가격이 급등해 여전히 글로벌 은행 파산 여파와 금융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시장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발(發) 리스크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 리스크가 한풀 꺾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불안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경제 상황에 따라 자산 가격 변동이 심해질 수도 있어 변수를 고려한 세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