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오후 2시께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황대한·연지호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범행 초기 가담했다가 중도에 빠진 것으로 파악된 20대 남성 이모 씨도 강도예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경우는 이날 경찰서를 나서면서 “이번 사건으로 고인이 되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느냐', '주사기는 어디서 났느냐'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황대한은 "죄송하다",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연지호는 '얼마를 약속받고 범행에 가담했느냐'는 질문에 "3억 원 좀 넘게 받기로 했다"며 "황대한과 이경우가 '너도 알고 있기 때문에 죽을 수 있다'며 계속 협박하는 바람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살해할 생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 저한테는 그렇게까지 얘기 안 했다"고 덧붙였다.
이경우를 비롯한 범행 일당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다음 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코인 투자 과정에서 A씨에게 원한을 품게 된 재력가 부부인 남편 유 씨와 아내 황 씨가 이경우에게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우 역시 과거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피해자 A씨를 알고 있었고, 대학 동창 황대한에게 A씨를 납치살해하자는 제안을 건네자 황대한이 이를 다시 연지호에게 제안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8일 오전 배후로 지목된 유 씨를 강도살인교사혐의로 구속하고 아내 황 씨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