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삼남매의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은 2021년 구지은 대표이사·부회장 체제 구축으로 사실상 종결됐지만, 남매간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가 거액 배당금을 요구하면서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난 24일 배당금으로 2966억 원을 요구한 데 이어 장녀 구미현씨도 같은 날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456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 씨가 요구한 배당금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며 총 30억 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순이익은 250억 원 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배당 마련이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아워홈은 현재 5000억 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누적된 상황이다. 배당은 이익잉여금의 범위에서 모든 주주들을 위한 것이고, 배당에 따른 49.5%의 배당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므로, 주주제안의 건이 통과될 경우 구 부회장이 1000억 원 이상을 가져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구지은 부회장도 2021년 6월 경영권 장악을 위해 꾸준히 고액배당을 요구해 2020년 456억 원, 2021년 775억 원의 배당금 지급 모두 구 부회장의 적극 찬성으로 이뤄졌다”며 “회사 측 배당안 30억 원은 이사보수한도를 150억 원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해 볼 때 회사의 건전한 운영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특히 지분매각 효율성을 위해서도 고액배당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다툼 종식을 위해 지분매각을 추진해왔다. 구미현 주주와 공동매각을 타진했지만, 구미현·명진·지은 3인 간 지분공동매각과 의결권 공동행사에 관한 협약서가 있는 것이 드러나 매각이 무산됐다”며 “(구 부회장 측은) 지분매각에 효율을 기하기 위해 이뤄진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다른 주주들이 동요하는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건 가결을 위해서는 다음달 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보유했고, 구지은 부회장 20.67%, 차녀 구명진 씨 19.6%, 장녀 구미현 씨 19.28%를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구 전 부회장과 자매 중 한 명이 힘을 모은다면 거액 배당금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보복 운전’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그는 그해 6월 여동생 3명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해임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매간 경영권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사 48명 선임안을 내세워 이사회 교체를 시도했으나, 구명진 씨와 구 부회장 반대로 무산됐다.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확보 한 후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약 1조830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배가 넘는 약 5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등 경영악화로 2020년 창사 첫 적자 성적표를 받았으나, 구 부회장 취임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