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통큰 투자로 화답 '반도체 최강국' 미래지도 힘보탠다

입력 2023-03-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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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이 정부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대규모 투자로 힘을 보탠다.

정부가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반도체 국가산단이었다.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 우리나라 GDP의 5.6%, 전체 설비투자액의 24.2%, 총수출의 19.4%(단일 품목 1위)를 담당하고 있는 경제의 버팀목이자 안보의 핵심 자산이다. 미국, 대만,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를 강화하고 반도체 생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정부는 경기도 용인에 710만㎡(215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 세계 최대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42년까지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정부의 이번 발표가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클러스터 구축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고 말했다.

삼성 300조 원 직접 투자…캐파 부족 한계 극복

삼성은 이번 정부의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하는 등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300조 원 투자로 우리나라 전체에 700조 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160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했다.

삼성은 기존의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이번 용인 클러스터 조성으로 절대 강자인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는 확대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일류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공장이 건설돼 가동되면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기술면에서 TSMC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지만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는 물리적 한계로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기술이 우위이지만 캐파 부족으로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인 클러스터를 통해 파운드리 캐파를 추가로 확보하면 진정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생산단지∙소부장∙팹리스 연계…경계현 "글로벌 전진기지로"

신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 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전망이다.

삼성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제고되면 메가 클러스터에 있는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의 비약적인 발전도 기대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용인 클러스터)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면서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반도체 생태계를 넘어 한국 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 효과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한국이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자동차, IT(정보기술)와 같은 기존 산업은 물론 AI∙메타버스∙챗GPT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ITㆍ통신, 자동차 산업 등 연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부장 업계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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