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업 지엔티파마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이 미국에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루게릭병 치료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27일 밝혔다.
크리스데살라진은 지엔티파마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1세기 뇌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합성신약이다.
퇴행성 뇌질환은 노화와 더불어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사멸하면서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으로, 독성인자인 염증과 활성산소가 뇌에 쌓이면서 발생한다. 크리스데살라진은 염증 유발 단백질 mPGES-1의 작용을 막아 염증인자 프로스타글란딘 E2(PGE₂) 생성을 억제하고, 강력한 자유 라디칼 포착 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이중표적 뇌세포 보호 약물이다.
지엔티파마에 따르면 크리스데살라진은 루게릭병 동물모델에서 척수 운동신경 세포의 사멸을 막고, 장애를 개선하며, 생명 연장 효과가 비교 약물들보다 우수하고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을 포함한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완료한 임상 1상에서 크리스데살라진은 예상 약효 용량의 6배인 600㎎을 경구 투여해도 안전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은 뇌척수 운동신경 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화하고 사멸하는 것이 특징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근육 약화가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먹고, 말하고, 숨 쉬는 수의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 환자는 발병 후 3~5년 사이에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른다.
2018년 기준 미국에서 일반 전문의약품의 연간 평균 환자 부담 비용은 약 3만3654달러(약 4400만 원)였고, 희귀질환 의약품은 약 15만854달러(약 2억 원)로 4.48배 높았다. 전 세계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의 수가 급증하고 희귀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12%씩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이사(연세대학교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크리스데살라진이 혁신적인 루게릭병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도록 약효 검증을 위한 최적의 임상시험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