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공간 늘자 다양해진 법률문제
“가상공간 성폭력, 형사법적 규제 대상
인격권과 인격표지영리권 명문화해야”
메타버스(Meta verse)는 2003년 가상현실 기반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의 등장과 함께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세컨드라이프 열풍은 사라졌지만 메타버스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비대면을 통한 일상생활은 우리에게 다시 메타버스로의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일상의 비대면화 가속은 온라인을 포함한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의 삶과 생활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나타날 수 있지만 현실세계를 대체하는 메타버스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의 증가는 다양한 부작용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현실에서의 경험을 대체해갈수록 아바타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개인의 자유와 제한에 관한 갈등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다.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온라인 폭력, 불법 촬영, 개인정보 유출 등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범죄는 더욱 늘어나고 있고 이에 다른 법적 분쟁 역시 점증하고 있다. 더불어 성명, 초상, 음성, 개인정보, 명예 등 인격적 이익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메타버스 내 아바타에 대한 인정 가능성도 논의 대상으로부터 배제할 수 없다. 실체적 존재로서 인정되고 있지 않지만 나 자신과 연결된 아바타가 메타버스에서 의사소통을 함에 있어 나를 대신하고 경제적 혹은 법률적 활동을 한다면, 이러한 아바타는 또 다른 인격체로 인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법무부는 인격권과 인격표지영리권을 민법에 명문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격권을 명문으로 보장하게 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나 학교폭력, 층간소음 등의 문제와 메타버스의 아바타 등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 인격표지영리권을 도입하면 유명인이 아닌 누구라도 자신의 인격표지가 제3자에 의해 무단으로 사용됨으로써 입게 되는 경제적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2022년은 메타버스의 가능성이 뜨겁게 회자된 ‘메타버스의 해’로 평가할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아바타를 조종함으로써 경제‧문화‧사회적인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비주얼 중심의 공간적 소통을 넘어선 의사소통에 대한 욕구가 더해지면서 기존에 플랫폼들도 차츰 메타버스 공간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메타버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여러 영역에서 법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아직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실생활과 접목되기 이전의 단계이므로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장차 아바타를 활용하는 영역이 확대될수록 성범죄나 성희롱 등의 형사법적 문제와 함께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 음성권 침해,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민사법적 인격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메타버스에서 명성을 쌓은 나의 아바타에 대한 명예훼손이 발생하거나 아바타의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침해한다면 이 또한 인격권 침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확장현실(extended reality)을 지원하는 기기들을 통한다면 기존에 수집되지 않았던 개인정보까지 수집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확장현실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아바타 간 벌어지는 성범죄 관련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 상대방 의사에 반해 아바타를 이용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아바타를 상대로 성적으로 음란한 행위를 하는 행위 또는 상대 아바타에게 성적으로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하는 행위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 예방은 더욱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가상공간에서 타인의 아바타를 성적으로 유린하는 형태의 범죄는 신체적 피해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전통적인 성폭력범죄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현실 세계의 범죄는 인간의 신체라고 하는 물리적 해악의 발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가상세계의 성범죄에는 이러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가상공간과 현실세계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이용자 역시 아바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특징을 갖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가상공간의 아바타에 대한 성폭력범죄 역시 형사법적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이에 대한 해소방안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격권과 인격표지영리권을 명문으로 도입해 인격권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