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키움그룹, 제4인터넷은행 도전 가능성 높게 거론
"시중은행 판 흔들 것" vs "규모 차이 커 경쟁 어려워" 팽팽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과점 폐해를 지적하며 완전 경쟁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권의 완전 경쟁 구도를 위해 라이센스 세분화, 인터넷전문은행 확대,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 똑같은 상품을 내놓고 남들 하는 것만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나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처럼 혁신을 앞세운 서비스가 나타나 시장을 흔들면 기존 은행들도 긴장하고 경쟁하면서 넓게는 금융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의 완전 경쟁체계 유도를 위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제4인터넷은행의 출범이 거론되고 있다. 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시장에 첫발을 떼었을 당시도 '메기 효과'를 톡톡히 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앱 기반의 편리함을 무기로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혁신금융'을 내세우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저변을 넓혔다.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이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은 네이버와 예비인가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키움그룹의 은행업 도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디지털 혁신을 강점으로 한 편의성이 메리트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순이익 2631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1년 순이익 224억 원을 기록했던 케이뱅크도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7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기록을 넘어섰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출범하면서 '혁신금융'을 내세워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에 나서자 기존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두고 경쟁에 나서지 않았나"며 "뭔가 강력한 특징을 지닌 업체가 제4인터넷은행이든, 새로운 형태의 은행으로 등장한다면 기존 시중은행들도 긴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규모면에서 인터넷은행의 시장 내 활약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하더라도 은행 과점체제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제4인터넷은행이나 특화은행을 도입하더라도 거대한 시중은행들의 판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시장만 보더라도 5대 시중은행의 한 해 순이익 규모가 3조~4조 원에 달하는데 워낙 규모면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 경쟁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