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색→현금흐름 문제→흑자 도산…침체 우려↑
1998년 IMF‧2008년 리먼 사태 넘어선 베테랑 포진
금융‧부동산‧신탁‧도산 관련전문가 40명 ‘원팀’ 구성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일대 지하 1층~지상 26층 4개 동에 총 1595가구를 짓는 공동주택 사업장이 지난해 7월 공매로 나왔다. 3100억 원 규모의 화성 장안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따낸 시공사는 두 달 전인 5월까지만 해도 토목공사를 진행했고 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해 2월로 예정됐던 분양이 지연되면서 시행사의 채무불이행에 전체 사업이 발목을 잡히며 공매로 넘어갔다.
1차 공매 시도에 대한 1차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상황에서 다급해진 신탁회사와 대리금융기관은 법무법인(유한) ‘율촌’의 문을 두드렸다. 율촌은 대주단과 신탁사를 자문, 공매절차가 다시 진행되도록 했다. 또한 시행사가 신탁사를 상대로 제기한 환가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에서 신탁사를 대리해 후속으로 들어온 2차‧3차 가처분을 마저 방어해냈다.
나아가 율촌은 사업 정상화 방안까지 제안했다. 결국 책임준공 불이행시 채무인수 확약을 제공한 시공사가 신탁 부동산을 수의계약으로 취득함으로써 대주단은 투자자금을 조기 회수할 수 있었다.
금융시장이 경색되며 현금 흐름에 문제가 발생해 흑자 도산할 위험에 노출된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이해당사자에게 세부적‧전문적인 자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율촌은 지난해 11월 ‘부실자산 신속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율촌의 부실자산 신속대응 TF는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자인 부동산 신탁사를 위한 자문 및 쟁송 외에 △한일건설 ‘스토킹 호스(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한 조건부 인수계약)’ 방식 인수 △KB국민은행‧NH농협은행 등 부실채권(NPL) 매각 △한국콜마의 회생기업 비알엔사이언스 합병(M&A)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채무조정, 출자전환, 기타 구조조정 △현대상선(현 HMM) 워크아웃 등 굵직한 케이스를 해결했다.
김철만(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는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부동산 신탁사의 경우 2015년께 이래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상품을 다수 출시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에서 중요한 신용보강자로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에서 자금경색 등으로 인한 시공사 부실화로 부동산 신탁사가 자체 자금을 투입해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해야 하거나 PF 대주에게 미상환 대출 원리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수 있는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다 7년 전 율촌에 합류한 도산‧회생 전문가이자 산증인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아‧해태‧한라 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에 관여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엔 삼선로직스, 대한해운 등 해운사 구조조정에 참여했다. 최근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2020년 쌍용자동차 회생절차 채권자 자문 등을 수행했다.
화성장안 PF 정상화 안을 제시한 최진석(연수원 34기) 변호사는 “건설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를 생각하면 시행사와 시공사간, 시행사와 대주단간 분쟁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2009년 쌍용차 회생절차 때 최대 채권자인 미국 씨티뱅크는 물론 고려개발 워크아웃, 쌍용건설 구조조정 매물 매각을 자문한 부동산 전문가다.
율촌 부실자산 신속대응 TF는 △금융 △부동산 △신탁 △도산 분야로 나뉜다. 증권감독원을 거쳐 금융감독원 공시‧영업 감독 등에서 일하고 증권거래법, 자산유동화법 등의 제‧개정을 작업한 유석호 고문과 IBK기업은행에서 26년간 재직하며 은행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주도한 이태호 전문위원 등 40명에 이르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율촌 부실자산 신속대응 TF는 ‘원스톱’ 융합 법률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율촌 기업법무 및 금융 부문 부문장으로 파이낸스, 보험, 증권‧은행, 신탁, 금융 규제‧인허가 등 경력이 20년 넘는 베테랑 신영수(26기) 변호사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경영법무실장을 포함해 20년 이상 파이낸스 경력을 쌓아온 김규식(25기) 변호사가 김철만 변호사와 함께 최고참 3인방이다.
‘우리2Star파생상품투자신탁 KW-8호’ 펀드 소송과 국민은행 오토론 대출 소송 등을 이끈 이희중(30기) 변호사, 미래에셋대우 준법감시 대표를 역임한 최춘구(31기) 변호사, 금감원에서 16년 넘게 근속하며 신탁‧자본시장 조사를 두루 경험하고 여신 전문‧은행 검사팀장 등을 섭렵한 김태연(33기) 변호사가 포진했다.
롯데물산의 롯데월드타워 지분 인수, 이지스자산운용의 미국 아마존 물류시설 인수 건 등을 법률 대리한 최진석 변호사가 부동산 파트 주축이다. 부동산 신탁에서는 부동산 개발‧신탁업 관련 풍부한 레퍼런스를 보유한 율촌의 부동산신탁팀장 김남호(31기) 변호사가 동참했다. 여기에 금감원 은행감독국‧자산운용감독국,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실에서 은행‧부동산신탁‧부동산펀드 등 다양한 실적과 경험을 축적한 최관수(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가 가세했다. 도산 부문에는 1994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을 맡아 2008년부터 10년간 기업회생과 워크아웃 등 기업 구조조정을 책임졌던 손갑수 전문위원을 배치했다.
현대건설‧포스코건설‧디엘이앤씨 등 다수 건설사와 부동산전업신탁사를 위해 부동산 개발‧건설 자문 및 쟁송을 도맡은 김남호 변호사는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율촌 클라이언트”라고 자부했다. 그는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코리아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 많은 부동산 신탁사를 대신해 각종 신탁사업 자문‧쟁송을 담당하고 있다.
● 최진석(44‧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
호주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Master of Law 수료, 한국리츠협회 제도개선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금융투자교육원 강사
● 김철만(54‧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
서울지방법원 판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University of Washington Visiting scholar, Milbank LLP International lawyer
● 신영수(56‧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보험분쟁예방협의회 위원,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한국거래소 코스닥 공시위원회 공시위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위원
● 김남호(49‧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광운대 건설법무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신탁학회 이사, Columbia Law School (LL.M.), 미국 뉴욕주 변호사
● 최관수(46‧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
금융감독원(은행감독국‧자산운용서비스국‧보험조사실), 금융위원회 법률자문관실, 대한변호사협회 신탁변호사회 부회장, 금감원 청렴시민감사관(법률전문가), 서울특별시 민간투자사업 평가위원
박일경‧홍인석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