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친환경차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
IRA 리스크에도 리스 채널 등으로 판매 확대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필두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현대차·기아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도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5만5906대를, 기아는 5만1983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각각 8.5%, 22.3% 증가한 판매 실적이다. 현대차·기아의 1월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양사 모두 이 기간 딜러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22%, 72% 줄어드는 등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현대차·기아가 판매 호조를 기록한 것은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다. 양사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만6563대(현대차 8878대, 기아 7685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월보다 53.5% 늘어난 판매량이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5.4%로 처음으로 15%를 넘겼으며 이중 전기차는 전년 대비 108.6% 늘어난 4387대가 판매됐다.
현대차·기아와 달리 상대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이 부실한 토요타의 경우 전년 대비 14.8%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해 친환경차가 실적을 좌우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 호조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초과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EV(전기차) 라인업 부재한 일본차의 고전이 예상되며 현대차·기아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IRA라는 암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간다.
올해 미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 목표는 현대차·기아 각각 7만3000대, 5만8000대로 제시했다. IRA에 리스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만큼 이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023년에는 리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차량 판매 비중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기차는 5% 미만의 리스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판매 채널 다변화를 통해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 역시 “리스 채널 등을 활용하면 올해 5만8000대 계획을 큰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