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이대영 교과서협회 이사장 “디지털 교과서, 우수 콘텐츠 문턱 낮출 것”

입력 2023-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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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이사장이 1월 27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이사장은 "AI기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만들던 발행사를 중심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대영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이사장이 1월 27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이사장은 "AI기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만들던 발행사를 중심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대영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신임 이사장이 에듀테크 업체 등 사교육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일축하고 나섰다. 디지털 교과서 개발이 우수한 교육콘텐츠를 학교현장에서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턱을 낮출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부터 초중고교에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할 예정이다.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첫 대상이다. 교육부는 수학과 언어 등 주요교과를 중심으로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보급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에듀테크 업체 등 사교육기업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이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대전환의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교과서와 민간의 우수한 교육콘텐츠를 학교현장에서 사용하는데 문턱을 낮춰 교실에서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AI기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만들던 발행사를 중심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듀테크 업체의 AI기반 콘텐츠 사용문턱(규제)을 낮추되 그 콘텐츠는 오롯이 학교현장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 목적 아래 교사들이 선택해 활용하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에듀테크’ 기업 또한 역량과 교육적 효과에 따라 학교현장의 평가를 받아 활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에듀테크 기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에듀테크 기업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관련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업해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서책형 PDF 디지털 교과서 되풀이 안 돼”

이 이사장은 “기존에 개발된 디지털 교과서가 그간 어떻게 활용됐는지 점검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2007년 디지털 교과서 관련 추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교과서 추진 경과를 살펴보면 2008~2013년 교과별 시범 콘텐츠 개발, 2014~2017년 디지털 교과서 시범 적용, 2018년부터 일반 학교에 확대 적용 등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산과 효과성 문제로 별다른 확대 정책 없이 연구학교 위주로 운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15년 되도록 시범사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 이사장은 “더 이상 서책형 PDF 파일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는 디지털 교과서라고 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만든 디지털 교과서와 플랫폼을 학교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을지 등 전문가·교사·학생·학부모 의견 등을 반영해 수요자가 원하는 디지털 교과서 콘텐츠와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동영상과 교과서 화면을 보여 주는 정도는 기존 수업에서도 가능한 일"이라며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으면서 수업에서 교사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교사가 디지털 교과서로 과제를 제시하면 학생은 과제를 수행한 후 그 결과를 수업 시간 발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협회는 교과서 공급 체계를 혁신하고 디지털 교과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서책형 협회 회원사들이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 이사장은 "협회는 교과서 공급 체계를 혁신하고 디지털 교과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서책형 협회 회원사들이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책형 만들던 협회 회원사, 디지털 교과서 개발·공급 ‘적극 동참’

이 이사장은 지난달 6일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1978년 설립된 검인정교과서협회는 초중고교에 교과서를 공급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검인정교과서를 발행하는 77개 출판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협회도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맞춰 회원사 기술지원 등을 위한 자문단을 구성 운영하고 공급플랫폼을 구축, 발행사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독일의 경우 일부 주에 국한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사용하기 시작한 곳도 있다”며 “정부의 의지와 교과서 발행사들의 역량이 모아진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시행하는 퍼스트무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서책형 교과서의 안정적 공급에 힘써왔던 협회구성원들의 디지털 교과서 개발 반대가 우려된다는 질문에는 “정부정책을 전폭적으로 따르고 적극적으로 같이 가는 방향”이라며 “여러 의견은 있을 수 있으나 반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결국 협회 구성원들도 서책형 교과서는 공급체계를 혁신하는 쪽으로 가고 언젠가는 (서책형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교과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인정협회가 교육부 산하 기관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교과서 공급을 대행하는 기관으로서 교과서 개발 등 정부 정책 방향의 큰 맥락을 같이 갖고 간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교육 정책 ‘디지털 교육혁신’ 등 기대돼”

이 이사장은 공주대학교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1982년 서울에서 중학교 교사로 교편을 잡은 뒤 EBS TV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에서 장학관으로 근무했고 교육부 대변인,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했다.

교육 현장을 누볐던 그에게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자 이 신임 이사장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과 ‘늘봄학교’를 꼽았다.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으로 학습결손까지 진단할 수 있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을 개하고 이와 맞물려 늘봄학교로 희망하는 초등학생 모두가 정규 수업 전후로 원하는 시간에 희망하는 양질의 방과 후 교육을 받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진정한 '교실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협회는 모든 회원사와 함께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맞춤 교육, 티칭이 아닌 코칭으로 교사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학생 및 교사에게 친화적인 디지털 교과서 개발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10대 핵심정책 중 첫 번째인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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