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팀장(부회장)은 25일 “1000원의 비용이라도 절감하고 1t의 원료라도 경쟁력 있게 구매하려는 노력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날부터 철강 부문 비상경영 TF를 가동했다.
김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침수피해 복구를 135일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대내외 여건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산업 시황 부진이 지속되면 우리 회사의 생존까지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 것보다 내가 회사를 위해서 무얼 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다 같이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고 당부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포항제철소 압연공장 피해 등 위기 대응을 위해 현금 중심의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연초 철강부문 별도 TF를 구성한 것은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강화,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기존에 있던 보직을 없애 리더급 인원이 팀원으로 강등되고 리더가 해임된 파트는 통합되는 등 조직 슬림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경영진이 올해 원가절감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이러한 구호가 직원들 사이에서 인건비 절감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LG이노텍은 11일 사내 메신저로 일부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2023년 비상 경영’으로 전 계정을 30% 삭감한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극한의 경비 운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며 관련된 투자 및 인원 운영은 전면 재검토 해 최소화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비상경영계획에 나서면서 전사 기준 적용시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3.8%포인트 감소해 비상경영 3단계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가구 기업인 시몬스는 최근 안정호 시몬스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 16명 전원이 연봉 20%를 자진 삭감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이번 연봉 삭감은 최근 가구업계 위기를 비용절감으로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