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2: 물의 길' 글로벌 매출 20억달러 넘었다...한국 영화와 희비

입력 2023-01-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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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아바타'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아바타2: 물의 길'이 25일(현지시간) 글로벌 매출액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600억 원)를 돌파하면서 ‘아바타3’, ‘아바타4’ 등 이미 제작 중인 후속작이 차질 없이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상징적인 숫자’에 도달했다. 설 연휴 흥행 쓴맛을 본 한국 영화계와는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미국의 극장 데이터 집계 플랫폼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의 글로벌 매출액은 20억4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글로벌 개봉 영화 중 6위에 해당하는 매출액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최초다.

‘아바타’(2009), ‘타이타닉’(1997)으로 이미 역대 매출액 영화 1위와 3위 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는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이로서 새로운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아바타2: 물의 길’의 매출액이 역대 5위인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4위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크지 않은 만큼 근시일 내 순위가 더 상승할 수도 있다.

‘20억 달러’라는 매출액의 의미는 이미 촬영을 마친 '아바타3'은 물론이고 제작을 예고한 '아바타4'까지도 무탈하게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상징적 숫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개봉 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언급한 대략적인 손익분기점에 부합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영화업계에서는 ‘아바타2: 물의 길’의 제작비를 약 3000~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 중이지만, 영화 역사상 최고 금액이 투입됐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배급사는 정확한 금액을 극비에 부친 상황이다.

유일한 힌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지난해 11월 미국 잡지 GQ와 인터뷰에서 "'박스오피스 역대 3~4위 수준'이 손익분기점(break even)"이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그가 말한 역대 3~4위 작품은 자신이 연출한 '타이타닉'과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다. 두 작품은 글로벌 매출액 2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바타2: 물의 길’의 손익분기점이 적어도 그 정도 수준이라는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바타2: 물의 길’이 개봉 당시부터 손익분기점 돌파를 확신한 건 아니다. ‘아바타’ 개봉 후 13년이라는 공백의 시간이 있었던 만큼, 관객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북미는 물론이고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존 랜도 프로듀서가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를 홍보한 데 더해, 개봉 직전 제임스 카메론 감독까지 직접 한국을 찾아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국내 영화계는 ‘아바타2: 물의 길’의 성공을 부럽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한국 영화 ‘교섭’과 ‘유령’이 개봉했지만 4일 연휴 동안 각각 87만 명, 29만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개봉한 지 한 달도 넘은 ‘아바타2: 물의 길’은 뒷심을 발휘하며 연휴 사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해 여전히 뜨거운 대중의 관심을 증명했다.

18일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교섭’은 2007년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던 탈레반의 샘물교회 납치 사건을 다뤘지만, 국민을 구하려는 외교 공무원들의 분투에 방점을 맞추면서 사건의 디테일을 제거하고 지나치게 안정적인 상업 영화의 공식을 따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같은 날 선보인 이해영 감독의 ‘유령’ 역시 ‘암살’이나 ‘밀정’ 같은 대중적인 독립운동영화와 여성 버디의 액션에 특화된 장르영화의 사이에서 애매하게 타협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교섭’과 ‘유령’ 모두 100억 원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 상업영화로 손익분기점은 300~400만 수준이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각각 119만 명, 43만 명이다.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상황을 두고 허남웅 평론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자기 것’을 만들기 위해 13년이라는 엄청나게 긴 시간을 기다렸다”는 점을 짚으면서 “(제작 규모 등의 차이가 있는 만큼) 국내 감독들과 일대일로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누가 만들었어도 어울렸을 것 같은 작품이 아닌 ‘자기 것’이라고 할 만한 개성 있는 작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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