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 없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SK하이닉스의 DNA를 바탕으로 현재 (반도체 업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
고은정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차세대 공정 부사장은 19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반도체 조직의 중요성 및 협업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고 부사장은 2023년 신임임원 인사에서 유일한 여성으로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단순히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만으로 그를 이야기하기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5년 입사한 고 부사장은 낸드 플래시 개발과 양산 업무를 맡았다. 또 D램 및 3D 낸드 플래시 개발 등의 프로젝트도 두루 거쳤다. 이후 연구개발(R&D) 전략실에서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주요 제품군 개발 전략 업무를 수행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고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다양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고 부사장 역시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로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라는 점을 꼽기도 했다.
그는 조직, 전공, 젠더, 업무 진행 방식 등 구성원들의 다양성뿐 아니라 제품군의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융합형 리더’로 회사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고 부사장은 4D 낸드 플래시의 차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 부사장은 “공정 미세화를 하는 D램과 적층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낸드 플래시의 공정은 많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은 한 회사의 시스템 안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 덕분에 프로젝트별로 상호 참고할 만한 부분들을 융합하는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낸드 플래시 공정 개발이 쉽진 않겠지만 이러한 경험과 사고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반도체 한파’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팀으로서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고 부사장은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 주기) 위기를 극복하고, 업턴(상승 주기)의 시점에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낸드 플래시 제품의 기술 경쟁력이 꼭 필요하다”며 “핵심은 적시 적기에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을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해 공급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개발은 어느 한 조직의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원팀으로 함께 노력한다면 결국 최고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 부사장은 협력과 동시에 개인의 다양성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기업문화 역시 협력 강조와 동시에 개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개인의 성과가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게 하면 더욱 다양한 리더들이 등장할 수 있고, 이는 회사의 또 다른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고 부사장은 스페셜리스트든 제너럴리스트든 인재의 핵심은 ‘프로’라며 회사 구성원들이 ‘프로의 자세’를 갖춰줄 것을 당부했다. 또 그는 프로들의 성장 토대를 만들고 나아가 믿음을 주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고 부사장은 “업무 추진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함과 동시에 거침없이 상호 피드백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 끝에 구성원들이 방향성을 정하면 추진력을 갖고 진행할 수 있도록 강한 믿음과 지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