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경영권 분쟁 소송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에 단타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세게 일고 있으나, 변동성이 심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래몽래인과 아이큐어, 오스템임플란트, 휴마시스 등 기업이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렸다.
래몽래인은 16일 ‘P&I문화창조투자조합’과 ‘P&I문화기술투자조합’이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 청구권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은 주로 경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때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경영권 분쟁의 대표 방식이다. 이날 공시로 17일 래몽래인의 주가는 12.10% 급등한 채 장을 시작했고, 장중 20% 넘게 상승했다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앞서 휴마시스도 4일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구 모 씨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5일 주가가 24.34% 급등했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날 또다시 장중 8% 넘게 급등하며 주가 변동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오스템임플란트와 아이큐어도 각각 5일과 10일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가 있어 주가 변동을 겪었다.
실제 최근 6개월간 오스템임플란트(44.34%)와 래몽래인(39.11%), 휴마시스(-13.50%), 아이큐어(-73.65%) 등은 주가 변동이 심하다.
이에 외국인은 분쟁 리스크를 피해 매도세가 두드러지지만, 개인은 연일 매수 행진이다. 올해 들어 개인은 오스템임플란트(547억6781만 원), 휴마시스(27억469만 원), 래몽래인(39억8301만 원)을 대거 순매수했다.
그러나 과거 경영권 분쟁주가 등락을 반복하다 이슈가 시들해지면 급락하는 경우가 잦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19년 한진그룹은 4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자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별세 당일 15.12% 급등했다. 이후에도 하루에만 8.19%, 11.47%씩 급등하기도 했지만, 해당 이슈가 비교적 수그러든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28.91% 떨어졌다.
지난해 금호석유 경영권 분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일 경영진 분쟁이 재점화했다는 소식에 금호석유는 9.33% 급등하며 상승했으나, 그다음 달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21.5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