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식당을 운영해온 레네 레제피(Rene Redzepi)는 팀원들과 함께 시즌마다 오리의 뇌나 심장, 순록의 생식기부터 사슴의 뇌 및 다양한 벌레까지 예상치 못한 재료를 찾아서 이를 누룩이나 된장 등 발효식품과 조합하는 요리를 창작했다. 전 세계 미식가들은 환호했고 500달러가 넘는 가격에도 하루 대기자만 수천 명에 이를 정도였다. 전용기나 호화 유람선으로 세계 여행을 다니는 이른바 ‘젯셋(jet-set)족’ 중에는 오로지 노마에서 식사하기 위해 코펜하겐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유명한 식당이 문을 닫는 이유는 요리를 모방하는 다른 식당, 이들과 차별화를 위해 매년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창작의 압박, 무엇보다 자연 재료를 채집하고 손으로 가공하는 무임금 인턴에게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사회적 압력으로 급여를 지불하자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라고 한다.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레제피가 개발한 메뉴는 종전 음식과 다른 성분, 비율 또는 제조공정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여 고유한 레시피나 구성,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받을 수도 있었다. 음식 자체는 새롭다고 해도 기존 재료의 복합이어서 특허받기는 어렵지만 조리법에 대한 발명인 제조방법 특허는 상대적으로 쉽다. 한국에도 ‘김치 라이스버거’나 ‘튀김 소보로’ 등의 제조방법 특허가 등록되어서 경쟁자가 함부로 모방하지 못했다. 레제피가 개발한 음식을 조리방법 특허로 등록한 뒤, 다른 신메뉴를 제공하는 다음 시즌부터 세계 50대 식당 리스트 밖의 식당에 실시료를 받고 특허받은 레시피를 제공하는 식으로 경영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다른 신메뉴는 다시 특허출원하고.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