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강줄기 막아도 바다로"…尹 만류에도 당권 도전 시사
"제 판단 곡해한 이들" 익명 비난한 친윤 겨냥 비판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한 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저격에 나섰다. 윤핵관들이 언론을 통해 자신에 대한 비난과 의도 추측을 한 데 대한 항의이자 당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나 전 의원은 9일 용산 대통령실을 통해 윤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한 후 나흘이 지난 이날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저출산위에 제출했다. 대통령실이 사의 표명 당일에 부인하다가 정식 서류 제출이 되지 않았다며 뭉개자 사직서를 던져 못 박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사직서 제출 소식이 알려진 뒤 페이스북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윤핵관에 대한 비판, 또 당 대표 출마 결심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나 전 의원은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2019년 12월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날 때 제각 국민과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며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이 ‘출산 시 대출 탕감’ 정책 아이디어를 두고 대통령실과 신경전을 벌이고 사의 표명을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 여권 인사들은 익명으로 언론에 나서 나 부위원장을 비난하거나 그의 의도를 추측한 바 있다.
때문에 나 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은 윤핵관을 겨냥한 것이고, 이는 사실상 윤 대통령의 만류를 뿌리치고 당권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