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투자 전 검토를 통해 기업이나 투자대상의 ESG 요소를 평가하고 이를 반영해 투자의사 결정에 통합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를 배제해야 하는 ‘네거티브 정책’을 검토하고, 잠재된 ‘ESG 기회와 리스크 카테고리’를 도출한다. 두 번째로, 실사 단계에서는 ‘산업별, 기업별 자산별로 특화된 기회와 리스크 세부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파악한다. 이때 다양한 ESG 평가기관들의 등급을 참고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내부 또는 외부 ESG 전문가들이 직접 ESG 실사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 정보들을 바탕으로 투자가 집행되고 나면, 투자대상 회사의 ‘ESG 전략과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투자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Engagement’를 수행한다. 투자가 완료(Exit)되고 난 후에는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ESG 성과 및 활동, 가치창출 내역을 이해관계자들에게 ‘보고(Report)’하는 과정을 통해 일련의 ESG 통합투자 과정이 마무리된다.
이렇듯 적극적인 ESG 실천이 대표적인 PEF 회사들에 국한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상을 보다 넓혀서 글로벌 PE(Private Equity) 트랜드로 통해 다시 확인해 보자. PWC는 전 세계 PE들의 책임투자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35개 국가의 209개 회사, 198개의 PEF 운용사(General Partner, GP)와 41개의 자금출자회사(Limited Partner, LP)를 대상으로 실시한 PE 책임투자 현황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PE들은 이미 ESG 투자의 ‘성숙기(Maturity)’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럼 PE-ESG 성숙기 단계에 접어든 회사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주지하듯이, 가장 큰 특징은 투자할 때 재무 수익률뿐 아니라 ‘사회적인 영향력(Social Impact)’을 명시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77%). 이를 위해서는 기업 인수 사전 단계에서 ‘ESG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반드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72%). 인지된 리스크와 기회 요인들을 바탕으로, 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정책과 전략 및 자체평가 툴’을 통해 투자에 반영한다(65%). ESG 투자는 실무 프로세스뿐 아니라 회사 차원의 철학이 운용정책에 반영돼야 하므로, 연간 1회 이상 이사회에서 ESG 안건을 다룬다(56%).
글로벌 PE들이 ESG 활동을 중시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주된 이유로 4가지를 꼽았다. 책임투자와 ESG 활동의 가장 큰 목적은 가치창출(Value Creation, 66%)이었고, 기업가치(Corporate Value, 52%)와 투자자 요구(Investor Pressure, 41%), 리스크 관리(Value Protection, 40%)가 주된 이유였다. 물론, 펀드 포트폴리오 차별화(Innovation and differentiation at portfolio level)나 회사의 평판 관리(Reputational Risk)를 위한 ESG 투자의 목적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PE들이 ESG 투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를 요약하면 크게 두 가지다. 무엇보다 “자금출자자가 원한다”는 것과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PE-ESG의 정착을 위해 운용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연기금이나 보험사, 각종 공제회 등 자산소유자를 비롯한 자금공급자(LP)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회사를 직접 경영하면서 일정 기간 내에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PE 업계의 특징이다. PE-ESG의 활성화로 ESG 생태계는 또 다른 변화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