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도 벌어진다. 치킨의 주재료인 닭값이 올라 기존 판매가로는 수익을 낼 수 없을 때다. 치킨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가게 문을 닫거나 매장을 축소한 뒤 닭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버티는 것뿐이다.
닭값이 떨어질 때만 기다리기에는 치킨집 사장(한국경제)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
경기 침체의 그늘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적자가 472억 달러(약 60조 원)로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4.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도 암울하다. 정부가 1.6%를 전망한 가운데 한국은행 1.7%,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금융연구원 1.8% 등 국내 기관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8%로 내다보는 등 잠재성장률(2%)에 미치는 못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예고지표인 주가는 여전히 박스피 아랫단에서 맴돌고 있다.
기업실적도 잿빛이다. 올해 상장사(증권사 분석치 3개 이상) 206곳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01조2739억 원으로, 2022년 연간 전망치 202조4963억 원보다 0.6% 감소한다는 관측이다.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미국의 경기전망도 우울하다. 월가 금융회사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초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속해서 금리를 높이고 오래 유지한다면 불가피하다는 데 근거를 둔다. 침체의 징후인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은 이미 대부분 구간에서 역전됐다.
서민들의 빚은 임계상태다. 지난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잔액은 1870조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에 달한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미국·영국·독일·일본·프랑스 등 주요 17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추락하는 부동산은 한국경제를 흔들 뇌관으로 꼽힌다. 상당수 연구기관 전망대로 부동산 경착륙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성장률은 정부(1.6%)와 한은이 전망한 1%대에도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치킨 사업자와 종업원, 손님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해법이 절신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적·물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새롭고 창조적일수록 그 패러다임은 기존의 인프라와 제도에 맞지 않기 쉽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무조건 투자하라고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 기업스스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투자할 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