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작 ‘로미오와 줄리엣’ 주연 배우들이 10대 시절 찍었던 영화 속 나체 장면 촬영을 두고 아동 학대라며 소송을 건 가운데 감독의 아들이 반박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고(故) 프랑코 제피릴리 감독의 아들 피포 제피릴리는 반박문을 통해 “영화는 음란물이 아니었고 이후에도 배우와 감독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배우 올리비아 핫세(71)와 레너드 위팅(72)은 지난달 30일 제작사 파라마운트픽처스로부터 성추행과 사기, 성 학대, 정서적 고통 등을 당했다며 5억 달러(약 6369억5000만 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영화 후반부의 침실 누드신을 문제로 삼았다. 당초 감독은 나체가 아닌 살색 옷을 입고 촬영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촬영에 돌입하자 ‘영화가 실패할 것’이라며 나체 촬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시 핫세는 15세, 위팅은 16세로 미성년자였다.
하지만 아들 피포 제피릴리는 “촬영 55년이 지난 지금 노년의 두 배우가 갑자기 수년간 고통 받았다고 하는 것을 들으니 당황스럽다”라며 “그 세월 동안 그들은 세계적인 성공을 안겨준 운 좋은 경험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수백 차례 인터뷰하며 제피렐리 감독에 대한 깊은 감사와 우정의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 배우는 해당 영화를 통해 골든글로브 상을 수상했으며,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핫세는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로 등극했다. 또한 핫세는 이후 TV 시리즈 ‘나자렛 예수’(1977)를 통해 제피렐리 감독과 또 한차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피포 제피렐리는 이 점을 꼬집으며, 위팅 역시 제피렐리 감독의 장례식에도 참석하는 등 우호적인 사이를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배우의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법이 개정돼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면서 이루어졌다. 캘리포니아주는 2020년 법 개정에서 3년간 어린 시절 겪은 성범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