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 탄탄한 기초체력, 전면적 위축 막아”
WSJ는 주가 폭락·빅테크 중심 해고로 부자도 피해 볼 것 예상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가 ‘슬로우세션(Slowcession)’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슬로우세션은 '슬로우'와 '리세션'의 결합어로, 경기둔화가 오래 지속된다는 의미다. 심각한 경기침체는 아니지만 성장 정체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를 밑돌고, 2024년 3분기까지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악영향이다.
다만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잔디 수석은 인플레이션의 빠른 둔화, 탄탄한 경제 기초체력을 꼽았다. 강력한 고용시장과 가계 소비력이 경제의 전면적인 위축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슬로우세션은 부자도 강타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불황의 특징으로 부자를 뜻하는 ‘리치’와 ‘리세션’을 조합한 ‘리치세션(Richcession)’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불황은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지만, 이번에는 고소득층도 예외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작년 주가 대폭락은 부자들을 강타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미국 상위 5%의 자산은 전년 말 대비 7.1% 감소했다.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42%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저소득층은 정부 보조금과 일자리 증가로 자금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하위 25%의 임금인상 폭은 7.4%로 상위 25%(4.8%)보다 컸다. 최근 메타·아마존·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고가 확산한 점도 고소득층의 직업 안정성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