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전기차 시대까지 과도기 책임질 하이브리드 삼형제

입력 2023-0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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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은 하지만 전기차는 아니에요"

국내 기준 60V 이상 축전지 필수
전기 모터가 엔진에 구동력 보태
충전식 HEV가 가장 진보한 방식
배터리 충전과 모터 개입 제각각

▲1899년 독일 포르쉐가 처음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모터로 바퀴를 굴리고 배터리가 모자라면 엔진을 돌려 충전했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한 최초의 하이브리드다.  (출처=포르쉐)
▲1899년 독일 포르쉐가 처음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모터로 바퀴를 굴리고 배터리가 모자라면 엔진을 돌려 충전했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한 최초의 하이브리드다. (출처=포르쉐)

고금리와 고유가에 친환경 열풍으로 가격이 비싼 전기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 자동차’는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방식이다. 현대적 의미의 하이브리드는 어떻게 해서든 엔진 구동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처연함에서 시작했다.

최초의 하이브리드는 1899년 독일 포르쉐가 내놓은 믹스테(Mixte)다. 전기모터로 바퀴를 굴리고, 배터리가 부족하면 엔진을 돌려 충전했다. 차 이름도 프랑스어 '혼합'을 뜻한다. 요즘 하이브리드와 방식이 다르지만, 엔진과 전기모터를 혼용한 최초의 차였다.

▲현대적 의미의 하이브리드 역사는 일본 토요타가 1997년 프리우스를 앞세워 시작했다. 엔진의 출력축과 나란히 전기모터를 얹은 병렬식 하이브리드였다. 이후 하이브리드는 엔진 출력축과 직접 모터가 맞물려 힘을 보태는 직렬식 하이브리드 등으로 발전했다.  (출처=토요타 미디어)
▲현대적 의미의 하이브리드 역사는 일본 토요타가 1997년 프리우스를 앞세워 시작했다. 엔진의 출력축과 나란히 전기모터를 얹은 병렬식 하이브리드였다. 이후 하이브리드는 엔진 출력축과 직접 모터가 맞물려 힘을 보태는 직렬식 하이브리드 등으로 발전했다. (출처=토요타 미디어)

현대적 하이브리드는 1997년 일본 토요타 프리우스가 처음이다. 이후 직렬과 병렬식 하이브리드가 널리 퍼졌다.

자동차 공학계에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당분간 공존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100%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지 않는 한, 전체 탄소 배출량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비슷하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여전히 화력발전소가 쉼 없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종류와 그에 따른 특성을 알아보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완충하면 운행 초기 50km 안팎을 순수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다. 다만 급속 충전 대신 완속 충전만 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다.  (사진제공=볼보코리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완충하면 운행 초기 50km 안팎을 순수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다. 다만 급속 충전 대신 완속 충전만 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다. (사진제공=볼보코리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방식은 일반 하이브리드와 똑같다. 다만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그래서 이름도 충전식(Plug-in) 하이브리드다.

먼저 충전을 마치면 처음 50km 안팎까지 오롯하게 전기차처럼 달린다. 저속과 고속에 상관없이 이 구간 만큼은 전기차다. 일부 차종은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하면 엔진이 개입하기도 한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자연스럽게 엔진 시동이 켜진다. 이때부터는 일반 하이브리드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상황에 따라 숨 가쁘게 주도권을 주고받는 셈이다.

충전 역시 일반 전기차처럼 전기차 충전 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주행거리가 50km 미만의 운전자라면 적절한 대안일 수 있다.

그러나 충전 시간이 걸림돌이다. 현재 시판 중인 ‘충전식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급속 충전이 안 된다. “30분이면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는 초급속 충전기가 늘었으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현재 '완속' 충전기만 사용할 수 있다. 그나마 전기차만큼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아 5시간 안팎이면 완충할 수 있다.

환경부 규정에 따르면 국내법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기준은 직류전압 64V 이상의 구동 축전지를 갖춰야 한다.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하이브리드는 이제 일반화돼 있다. 다만 국내 관련 법규가 까다로워 해외에서 하이브리드로 팔리는 차가 우리나라에서 하이브리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XM3 하이브리드를 일찌감치 유럽에 수출했으나 국내에는 선보이지 못했다. 국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약 2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국내에도 XM3 E-테크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사진제공=르노코리아)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하이브리드는 이제 일반화돼 있다. 다만 국내 관련 법규가 까다로워 해외에서 하이브리드로 팔리는 차가 우리나라에서 하이브리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XM3 하이브리드를 일찌감치 유럽에 수출했으나 국내에는 선보이지 못했다. 국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약 2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국내에도 XM3 E-테크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사진제공=르노코리아)

◇하이브리드 (HEV)

이제 우리 주변에도 일반화된 하이브리드다. 중저속에서는 배터리로 달리고 고속에 접어들면 엔진이 개입한다. 감속 상태나 내리막길 등 부하가 적은 곳에서는 바퀴가 굴러갈 때마다 배터리를 충전한다. 요즘은 엔진 힘으로도 충전된다.

배터리가 넉넉하게 충전됐다면 저속은 물론 실용 영역인 중속(시속 80km 이하)까지 전기모터만 쓰며 달릴 수 있다.

엔진이 개입하는 구간이 적다 보니 엔진오일 등 갖가지 소모품의 교환주기도 길다. 일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엔진오일 교환주기는 1만5000km에 달하기도 한다.

단점은 배터리 용량이 커 부피가 만만치 않다는 것. 세단의 경우 이 배터리 탓에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기도 한다.

생애 전주기를 따졌을 때 순수 전기차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랜드로버가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맞아 선보인 기념모델. 1세대 디펜더 시리즈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 알루미늄 소재의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바탕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얹어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였다.  (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
▲랜드로버가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맞아 선보인 기념모델. 1세대 디펜더 시리즈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 알루미늄 소재의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바탕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얹어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였다. (사진제공=랜드로버 코리아)

◇마일드 하이브리드 (MHEV)

유럽 제조사들이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로 쓴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기준에 못 미쳐 일반 내연기관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차 이름에도 하이브리드를 쓰지 않는다.

일반 승용차는 직류전압 12볼트(V) 배터리를 쓴다. 대형 상용차부터 24V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이보다 용량이 큰 48V 배터리를 쓴다. 차종에 따라 12V와 48V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성능이 꽤 뛰어난 배터리가 엔진에 힘을 보태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시동을 걸 때 일반 엔진은 ‘스타터 모터’를 활용하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가 대신한다.

진화된 엔진 스톱&고 시스템도 갖췄다. 속도가 떨어지면 시속 15km를 전후해 부드럽게 시동이 꺼진다. 출발 때도 전기모터가 엔진에 힘을 더 실어준다. 내연기관의 사용 빈도를 소폭이나마 줄일 수 있다.

48V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지만, 일반 하이브리드(국내 기준 60V)처럼 트렁크 공간이 좁아질 염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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