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친환경 생분해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고 CJ올리브영과 상용화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PHA(해양 생분해)와 PLA(산업 생분해)를 섞은 컴파운딩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고, 이를 ‘웨이크메이크 워터벨벳 비건 쿠션’에 적용했다고 22일 밝혔다. 웨이크메이크는 CJ올리브영이 2015년 론칭한 자체 브랜드(PB)다.
PLA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생분해 소재이나, 충격에 약하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CJ제일제당은 PHA를 PLA와 혼합하면 이 같은 약점이 개선된다는 점에 착안해 화장품 용기에 맞는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까다로운 용기 적합성 평가와 내화학성(Chemical Resistance) 테스트를 거쳐 실제 제품 출시에 이르렀다.
웨이크메이크 워터벨벳 비건 쿠션은 화장품을 직접 담는 내부 용기와 거울을 제외한 외부 용기 전체에 생분해 소재가 적용됐다. CJ제일제당은 고무와 비슷한 부드러운 물성을 지닌 비결정(非結晶)형 aPHA(amorphous PHA)를 활용했는데, 전 세계에서 오직 CJ제일제당만 대량생산 중인 소재다. 특히, 국내에서 PHA를 활용해 용기를 만든 화장품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장품 용기는 주로 플라스틱이나 유리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깨끗하게 씻은 후 분리 배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상대적으로 재활용이 어렵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생분해 소재로 용기를 만든 화장품이 ‘가치소비’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EU를 비롯한 선진국 기반의 글로벌 뷰티 기업 사이에서는 화장품 용기에 널리 쓰이고 있는 ABS(고부가가치합성수지)를 비롯한 석유화학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생분해 소재 또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도 생분해 소재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본생산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PHA 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유한킴벌리를 비롯해 호텔 체인 아코르(ACCOR),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BANILACO)’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생분해 소재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바닐라코는 생분해 소재를 용기에 적용한 화장품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웨이크메이크 쿠션 출시를 계기로 소비자 밀접 제품에 친환경 생분해 소재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CJ제일제당의 PHA가 환경친화적인 소재일 뿐 아니라 산업적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 다양한 분야로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