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앱 설치 없이 교통카드로 누구나 무료 탑승
청와대·경복궁역·춘추문 등 총 5개 정류소서 승하차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가 22일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정기 운행을 시작한다. 이번 자율주행버스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자율주행 교통 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달 22일부터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를 청와대를 중심으로 2.6㎞를 운행하고, 총 5개 정류소에서 시내버스처럼 승·하차 가능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선보이는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는 시내버스에 이용되는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차종을 자율주행 대중교통 목적으로 개조한 차량이다. 그간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는 일부 지역에서 특정 기간 시범운행을 시행했으나, 정기 운행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 청와대 자율주행버스가 첫 사례다.
자율주행버스는 청와대 주변(경복궁 순환) 약 2.6㎞를 운행하게 된다. 버스는 △경복궁역(효자로입구)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 등 총 5개의 정류소에서 자유롭게 승·하차 할 수 있다.
5개 정류소 중 4개 정류소는 기존 도심순환 01번 버스와 같으며, 지하철 이용객의 청와대 방문 편의 증진을 위해 경복궁역 4번 출구와 가까운 효자로 입구(국립고궁박물관 앞)에 자율주행버스 전용 정류소를 신설했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점심시간인 오후 12시에서 1시 사이와 주말 및 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배차 간격은 15분이며, 오전 9~10시에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버스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탑승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1년 동안 무료로 운행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요금을 받아 운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그간 안전운행을 위해 청와대 주변 14곳의 교통신호를 개방해 자율주행버스에 신호등 색 및 다음 신호까지 남아 있는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해 교차로 주행 유도선, 자전거 도로 점선 설치 등 교통안전시설을 개선한 바 있다.
또한, 돌발상황을 대비해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하는 시험운전자(안전관리요원)들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시행하는 자율주행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국토부와 합동으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안전운행점검을 시행했다.
시 관계자는 “49인승 버스지만 입석 30석은 우선 제한할 예정”이라며 “급제동을 할 경우에 안전 문제를 고려해 좌석 19석에만 승객을 태우려 한다”고 전했다.
시는 청계천에 이어 청와대까지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본격화하며 기술 고도화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언제나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버스가 자리매김하는 기틀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내버스와 동일한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가 정기 운행하는 첫 번째 사례인 만큼, 자율차를 정규 대중교통수단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청와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자율주행까지 체험할 수 있는 도심 명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