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 조직 ‘수노아파’의 한 조직원을 구속기소했다.
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가 지난주 수노아파 조직원 중 한 명을 범죄 조직에 가입하고 활동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뒤 서울로 넘어오며 세를 확장한 조직이다. 유흥업소 운영과 주택 철거에서 용역을 담당하며 2000년대 전국 10대 조폭으로 규모를 늘렸다.
사건의 발단은 2020년 10월 31일 호텔 난동 사건이다. 당시 수노아파 조직원 10여 명이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 내 갤러리에서 음악공연이 진행되던 도중 난입해 소란을 피운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사우나에서 문신을 드러내 놓고 다니거나 내부에서 흡연하며 투숙객과 직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근 수노아파 조직원을 구속기소한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히 폭력 조직 가입‧활동 혐의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이 사건을 토대로 수노아파와 하얏트 호텔을 소유한 KH그룹과의 관계를 수사했다.
이에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노아파 말단 조직원을 잡았으니 그를 추궁하며 조직 윗선으로 타고 올라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수노아파의 자금원과 KH그룹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H그룹 측은 수노아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KH그룹 관계자는 “호텔 관련 내용은 와전되고 부풀려진 이야기로 60억 원 채무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춘천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6월 알펜시아리조트를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매각했는데, 그 가격이 실제 리조트 가치보다 낮고 입찰에 참여한 기업 두 곳이 KH그룹 계열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강원도청 관계자, KH그룹 관계자 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입찰방해 혐의로 이 사건을 춘천지검으로 넘겼다.
조폭 수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검찰이 구속기소된 조폭 조직원을 시작으로 KH그룹과 알펜시아 수사까지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반대로 알펜시아 관련 고발 사건이 있으니 알펜시아 입찰 과정과 KH그룹의 자금 확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는 수노아파와 얽힌 문제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H그룹 관계자는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KH그룹 계열사가 입찰하지 않았으면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을 것인데 담합이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KH그룹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KH강원개발은 대형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으며 관련법과 절차에 따라 온비드를 통해 적법하게 알펜시아리조트 입찰에 응찰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부적절한 행위도 없었으며 특혜를 받은 일 또한 없다"며 "현재 입찰제도에서도 그룹 계열사 두 곳이 응찰하더라도 대표이사가 다른 경우 같은 회사로 보지 않기 때문에 입찰이 성립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