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에 연일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수한 SSG랜더스가 창단 2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세계그룹 실적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정용진 표 스포테인먼트’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야구단 SSG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눌렀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해 2021년 재창단한 SSG랜더스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간판 교체 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구단주인 정 부회장은 이날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 개인 타이틀을 한 개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홈 관중 1위를 차지했다”며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고, KS 우승까지 했다. 이 모든 영광을 팬 여러분께 돌리겠다”라면서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 후 전폭적인 관심과 투자로 SSG의 강팀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클럽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약 40억 원을 투자했고, 김광현(4년 151억 원), 박종훈(5년 65억 원), 문승원(5년 55억 원), 한유섬(5년 60억 원) 등 주축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며 전력 안정화에 힘을 줬다. 구단주의 의지와 열정이 팀을 향한 지원으로 이어졌고, 랜더스 팬들이 정 부회장의 짧은 글로 ‘SSG 왕조’를 꿈꾸게 된 이유다.
야구단 인수 후 유통기업으로서 그룹과 계열사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창단을 기념해 대규모 할인 행사인 ‘랜더스 데이’를, 스타벅스는 SSG랜더스와 협업한 유니폼 ‘랜더스벅’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야구단을 모티브로 한 수제맥주 3종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도 SSG랜더스필드 야구장에서 이마트24, 노브랜드 버거, 스타벅스 등 그룹 계열사를 한 데 묶어 브랜드 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했다.
실적도 좋다. 지난 7일 발표된 신세계그룹 3분기 실적은 내·외형의 고른 성장에 호실적이 3분기 연속 이어지며, 신세계의 ‘콧노래’가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551억 원, 영업이익 1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3%, 49.4% 올랐다. 야외활동 인구 증가로 패션 수요가 상승해 오프라인 점포 매출이 늘었다.
또한 최근 그룹 인사에서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역대 최대실적을 이끈 손영식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3조6000억 원으로 G마켓 인수를 주도했던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재신임을 받으며 조직 안정화도 꾀했다.
업계에서는 SSG랜더스의 이번 통합 우승으로 정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 유니버스’ 통합에 기반한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이벤트나 우승 세러머니를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물론 유통가도 현재 쇼핑행사나 연말 이벤트 등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다.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은 랜더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해 이마트에서 샴페인을 출시하고 협업 의류를 선보이는 등 우승 관련 대대적 이벤트를 준비해왔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통합 우승이 확정 난 지 얼마 안 돼 아직 이벤트 관련해서 정해진 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