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구체적인 입시제도 변화에 대해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당장의 입시제도 개선보다는 학교 현장의 수업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학 등 고등교육과 관련해선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이 부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추진 정책 방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교실의 변화에 주력하면서 변화들이 가질 수 있는 것들을 따져보며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본다”며 “현장을 바꿔서 입시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부총리가 줄곧 교육개혁을 강조하면서 교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어 대입제도의 전면 개편보다는 미세조정을 언급했다. 이 부총리는 “입시를 좀 더 단순화한다거나 그런 점은 연구가 필요하며 학부모들이 느끼는 입시 고통이 완화되는 부분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전 논란이 됐던 에듀테크 기부금 관련해서는 이해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텀업 방식을 동원해서 교육현장에 에듀테크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에듀테크) 선도 교육청을 지정하는 식으로 보텀업으로 해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이해충돌도 피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의 에듀테크의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전파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내 에듀테크 관련 조직 신설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학 재정 지원은 더욱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지역대학의 혁신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재원이 투입되는 모델도 가능하다”며 “지금 3조 원대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다른 부처의 지원금과 지자체의 지원금을 생각하면 30조 원이 될 수도 있는 게 고등교육특별회계”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앞서 “선진국들이 교육을 과감하게 바꾸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학부모와 학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법령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부서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현장의 많은 파트너들과 수평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