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해운 운임지수(KCCI) 출범…효율성 앞세워 불황 넘는다

입력 2022-1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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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불황 조짐에 정부가 새로운 ‘운임 지수’를 앞세워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최근 운임 하락세가 확대하는 시점에서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는 한편, 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 이른바 KCCI(KOBC Container Composite Index) 출범을 하루 앞둔 6일 해운업계는 새로운 운임지수의 도입을 비롯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선사들 포함해서 국내 해운업계가 2~3년 사이 실적이 좋았으나 이제 어려움에 대비할 순간”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고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이튿날(11월 7일) 이른바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KCCI를 공식 발표한다. 해운 시황 분석 및 대응 고도화를 위해 부산항 출발을 기준으로 새 운임 지수를 개발해 왔고 3월부터 시범 운영도 거쳤다.

그동안 해운업계의 대표적인 운임 지수는 상하이 운임지수, 이른바 SCFI였다. 중국 상해에서 출발해 미국, 유럽으로 가는 운임을 지수화한 것이다.

다만 이 SCFI가 한국의 해운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줄곧 이어졌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상대로 움직이는 국내 중소·중견 선사들은 SCFI를 활용할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한국형 운임 지수 도입을 추진해 왔고, 지난 3월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화하면서 SCFI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점도 우리만의 운임 지수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SCFI는 최근 20주 연속 내림세다. 이달 4일 기준, SCFI는 전주 대비 118.44포인트 내린 1579.21에 머물렀다. 올해 1월 사상 첫 51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운임지수가 반등하면서 약 4주간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6월 말부터 연속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11월 기준 SCFI는 2020년 10월 30일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에 머물러 있다. 실제 운송 루트에서 차이를 지닌 상하이 지수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우리 해운업계에게 적잖은 부담이었다.

이러한 운임 지수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해운업 경쟁력 제고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나섰고, 그 끝에 도출한 결론이 한국형 운임 지수다.

한국형 운임지수 도입은 내년에도 이어질 해운업계의 불황 여파를 다소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선박 증가율이 무려 8.1%에 달하는 반면, 물동량 증가율은 고작 2.5%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고유의 운임 지수 도입과 별개로 해운업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3조 원을 투입해 국적선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3일 열린 비상경제 장관회의에서 “최근 세계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운임이 하락하고 물동량도 감소하는 등 향후 해운 산업 업황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운시장 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중장기 해운산업 경쟁력 제고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축적된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해운선사에 당장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최근 운임 하락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는 일단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도입과 예산 지원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돈을 못 벌거나, 불황인 것은 아니고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연초 고점 대비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내림세가 커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황 조짐이 보이더라도 과거와 달리 해운업계가 선제적 준비를 해왔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는 만큼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무런 투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선사들도 초대형 선박이나 신형 선박을 많이 준비해왔다”라며 “환경규제에 잘 대응하는 등 경쟁력 있게 체력을 잘 다져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꽃들 기자 flowerslee@

▲정부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하이 운임지수 대신 한국형 해운 운임지수 KCCI를 7일 발표한다.   (사진제공=HMM)
▲정부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하이 운임지수 대신 한국형 해운 운임지수 KCCI를 7일 발표한다. (사진제공=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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