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ℓ(리터)당 49원 올리기로 하면서 ℓ당 2000원 중후반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뿐 아니라 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어 '밀크플레이션'(밀크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 업계와 협상해 인상 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ℓ당 999원으로 52원을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음용유는 ℓ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하기로 했지만, 그동안 조정 가격을 적용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로 지급해 999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공유의 경우 내년 1월부터 ℓ당 800원을 적용한다.
이번 결정으로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우유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인상 폭이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임을 감안하면 소비자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과거 원윳값이 ℓ당 21원 올랐을 때 우유 가격이 150∼200원 오른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 우유 가격이 500원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1ℓ 2700원 수준인 마시는 우유의 소비자 가격은 3000원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커피 전문점에선 우유를 넣은 음료 값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앞서 유업체들은 유제품 가격을 올해만 두 차례 인상했다. 또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빈 등 커피 전문점 등도 올해 가격을 올린 바 있는데 가격 조정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자 식품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흰 우유 가격은 덜 인상하고 가공제품의 경우 추가적인 인상을 자제하면서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현재 음용유 소비량이 지속해서 줄고 있고 멸균유 수입량이 올해 3만 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업체에서 유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