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아쉬운 충전 인프라…충전소 도착 1㎞ 전 보이지 않는 레이스

입력 2022-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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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다른 전기차와 신경전
충전 후에도 늦게 빼면 수수료
1분마다 100원 메시지에 진땀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사는 47세 김 모씨는 최근 업무용 전기차를 이용해 지방을 다녀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한 쪽에 마련된 급속 전기차 충전소에 들렀던 그는 약 30분만 충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충전기를 맞물린 뒤 휴게소 커피 전문점을 찾아 커피를 주문하는 여유도 부렸다.

그러나 그날따라 휴게소는 북새통이었다. 커피 전문점 '무인 자동 주문기' 앞에 대기자가 늘어선 탓에 주문에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그리고 또 다시,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는 데도 이미 20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그 사이 스마트폰에는 ‘충전 완료’ 문자가 도착했다. ‘충전이 다 됐으니 다른 전기차를 위해 일반 주차장으로 차를 옮겨달라’는 메시지도 함께 도착했다.

그 순간, 고민이 커졌다. 지금 당장 전기차 주차 위치를 옮겨야 맞지만 주문했던 커피가 곧 나올 참이었기 때문이다. 커피가 나오면 곧바로 충전소까지 뛰어갈 마음까지 먹었다.

정작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충전이 완료된 뒤 일정 시간이 지나자 ‘미출차 수수료 100원 추가 발생’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리고 1분마다 같은 메시지가 또 날아왔다. 차를 옮기지 않아 1분당 추가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뜻이었다. 주문한 커피가 이제 막 나오려던 참이었지만 100원 수수료 문자는 계속 날아왔다.

전기차를 운행하다 보면 뜻하지 않는 상황에 왕왕 직면하기도 한다. 역시 가장 큰 단점은 충전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충전기가 속속 도입되고 있으나 그보다 더 많이 쏟아지는 전기차 수요를 따라잡기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뜻하지 않게 고속도로 위에서 다른 전기차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스마트폰에 '전기차 충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충전기 위치는 물론 현재 △충전기 상태 △충전 가능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충전기 4개 가운데 3개는 충전 중'이라는 상황을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경전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다음 휴게소에 충전 가능한 충전기가 1개만 남았다면, 나는 반드시 충전을 해야 한다면, 그런데 전방에 전기차가 한 대 달리고 있다면 이때부터 ‘보이지 않는 레이스’가 시작된다.

앞에 달리는 전기차보다 먼저 도착해야 그나마 1개 남아있는 충전기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충전기를 꽂아보지도 못한 채 1시간 가까이 충전을 기다려본 오너라면 충분히 공감되는 대목이다.

전기차 시대 초기, 제한적인 전기차 충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속속 나온다.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수시로 개정안을 거듭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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