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단행한 한화, CJ 모두 80년대생 배출
80년대생 총수 탄생 임박…김동관ㆍ정기선 거론
국내 대기업에서 1980년대에 출생한 젊은 임원의 비중이 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기반해 인사 제도를 개편하면서 ‘젊은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조사한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출생한 임원은 지난해 63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늘었다. 1980년대생 임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00대 기업 내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임원의 비중은 1.5%였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임원 비중이 1%대로 진입한 것도 최초다. 반면 현재 주축을 이루고 있는 1960년대생 임원의 비중은 2018년 76.4%에서 올해 51.7%로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였다.
최근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1980년대생 임원 등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달 재계에서 가장 먼저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한 한화와 CJ그룹 모두 1980년대생 임원을 배출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솔루션에서 1980년대생 프로 2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특히 김혜연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프로는 1981년생으로 한화솔루션 사상 첫 1980년대생 여성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24일 임원 인사를 발표한 CJ그룹 신임 임원 44명의 평균 나이는 45.5세다. 역량 있는 젊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이번에 발탁된 신임 임원 중 1980년대생은 8명으로, 5명은 30대로 알려졌다. 최연소는 1985년생인 임동혁 CJ제일제당 경영리더, 김환 CJ올리브영 경영리더 등 2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직급별 체류 연한을 폐지하는 등 과거와 달리 능력에 기반한 승진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향후 조기 승진 등으로 젊은 인재들이 과감하게 발탁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1980년대생 총수 탄생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83년생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8월 승진했다. 김 부회장이 사장에 오른 지 약 2년 만에 승진하면서 사실상 회장 승진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화는 지난 7월 방산ㆍ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후 김 부회장을 전진배치했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을 쌓고 있는 셈이다. 승진 이후 발표한 첫 경영 실적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면서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 김 부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HD현대 사장 역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다. 정 사장은 1983년생으로 김 부회장과 함께 젊은 리더로 꼽힌다.
경영 승계 시험대에 오른 정 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이번 분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정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호’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 만큼 향후 정 사장이 전면에서 활발한 경영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