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시절 AI 교육업체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 관련 법령을 준수해 공개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그간 AI 등 기술 변화를 학교가 수용해 학생과 교사가 활용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보수진영 서울교육감 후보로 출마해 AI 보조교사 등 ‘에듀테크’ 관련 공약을 낸 바 있다.
16일 이투데이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비례대표) 의원실로부터 받은 이 후보자의 서울교육감선거 ‘선거비용 지출금액 및 후원금 모금액’과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 자료를 살펴보면 고액 기부자 4명 중 2명이 AI 교육 업체 관계자였다.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자가 모금한 후원금은 총 7486만 원으로 이중 고액 기부자 4명이 후원한 금액은 1901만 원으로 집계됐다.
고액 후원현황을 살펴보면, 에튜테크관련 산업협회 고위관계자 A씨가 500만 원을, 자사소개를 회사홈페이지에 ‘에듀테크 선도기업’으로 기재한 B 기업 전무 C씨가 500만 원을 냈다. 이외에도 D 대학 명예교수 E씨가 1만 원과 400만 원을, 기업인 F씨가 500만 원을 냈다. 정치자금법 제40조에 따르면 지방선거 후보는 3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자는 이름, 나이, 직업 같은 인적 사항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이에 대해 “학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후원받은 것으로 기부자 명단 등은 선관위에 보고하는 등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A 씨가 속해 있는 협회는 이미 지난해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과 'AI 활용 교육혁신 및 AI 교육 강국' 간담회를 통해 전 국민 AI개인교사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관련 이투데이는 A씨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공약에서 이를 활용한 AI보조교사 도입 및 개인맞춤형 교육, 디지털 과학 역량 강화, 민간주도형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인재양성을 내용으로 한 'AI교육혁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자도 미래사회에 걸맞은 교육제도에 대한 의견을 담은 'AI 교육혁명'을 펴냈다.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AI 등 에듀테크 업체들을 활용한 교육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민정 의원은 "이주호 후보자가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시절 고액 후원을 한 사람들을 볼 때, 이 후보자가 AI 활용 사교육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장관이 되고 나서도 교육을 특정 이익집단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 측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임용된다면, 특정 집단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공직자윤리법’,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등에 따라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