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B급(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급 농산물은 맛과 영양에서는 일반 농산물과 큰 차이가 없지만, 색상과 모양이 고르지 못해 가격이 저렴한 과일이나 채소 등을 의미한다.
여름철 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며 최근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에 수입 농산물 가격 마저 오름세를 보이면서 B급 농산물은 지출을 아낄 수 있는 소비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대한민국 성인남녀 3465명을 대상으로 ‘B급 상품 구매 경험 및 소비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5.5%가 ‘고물가 사태가 B급 농산물 구매수요 증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고 11일 밝혔다.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외관상의 문제로 폐기돼 오던 과일, 채소가 뒤늦게 소비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알뜰 주의, 재사용 소비 트렌드에 따라 B급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최근 6개월 이내 ‘B급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구매경험 있다’는 응답이 65.9%. ‘구매경험 없다’는 응답이 34.1%로 대다수가 B급 농산물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사태가 B급 농산물 구매수요 증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5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약간 영향을 미쳤다(36.6%)’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4.3%)’ 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마트가 지역 농가와 협력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선보이는 ‘상생 과일·채소’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올랐고, 홈플러스가 할인가에 판매하는 ‘못난이 농산물’의 지난달 14~28일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78% 늘었다. SSG닷컴이 최근 진행한 ‘농가와 함께하는 못난이 과일, 채소 기획전’도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유통은 이달 16일까지 맛 좋은 사과(2.5kg·봉), 배(3kg·박스), 단감(3kg·봉), 고구마(10kg·박스), 청경채(500g·봉), 친환경 무(개), 친환경 적채(1입) 등 B급 농산물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며, 16일까지 산지와 협의해서 살 맛나는 할인 상품을 순차 변경해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