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가격 거품(버블)이 과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주택가격 거품 여부 논란 및 평가’를 통해 최근 5년간 주택가격이 연평균 4.6% 이상 상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23%를 기록했다. 지역별 주택가격 상승률(2018년 7월~2022년 7월)은 서울 26.5%, 경기 35.4%, 지방 10.6%였다.
한경연은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버블 현상이 심화했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전국 200여 개 아파트단지의 적정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이 38%, 경기 58%, 지방이 19% 이상 각각 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적정가격은 대상 아파트의 전세가에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연간 수익을 산출한 후 시장금리를 적용해 도출했다.
한경연은 지역별로 서울 강북권역에 37%, 강남권역에 38% 정도의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봤다. 강남권역 중 부촌으로 평가되는 강남 동남권역의 거품 수준은 40%를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서초구의 가격 거품은 50% 수준을 넘어서는 등 서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경기지역의 주택가격 거품은 58% 수준으로 세종시(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지역별로 안성(87%), 여주(85%), 의왕(80%) 순으로 가격거품이 컸다. 경기지역의 가격거품 현상은 서울 주요 지역의 고강도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한경연은 지방의 경우 인천 계양, 부산 연제, 대구 수성, 광주 화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주택가격 거품이 서울과 수도권보다 낮은 것으로 인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상 주택 시장가격에 평균 10~15% 정도 거품이 존재해 왔던 게 사실이지만 주택가격 거품이 40%에 근접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며 “극단적 버블 현상이 발생한 것은 핀셋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 주택정책 실패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올해 주택시장과 임대차시장의 혼란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매매시장 위축으로 실수요자의 갈증을 해소할 만큼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한경연은 정부가 주택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으나 추진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 사례와 분석 결과에 비춰 주택공급에 대한 시그널을 수요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며 “동시에 주택시장의 혼란과 왜곡을 초래해 온 극단적인 주택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거나 완화해 주택시장 기능을 신속히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