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2분기 줄줄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터널을 벗어난 이들 업체는 3분기에도 신기록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3분기에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대 전통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과 종근당, 대웅제약은 올해 2분기 잇따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병원과 약국 방문 수요가 회복하면서 본업인 의약품 매출이 고루 성장한 덕분이다. GC녹십자는 역대 2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고, 한미약품은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까지 활약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들 제약사의 3분기 매출은 모두 지난해 3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489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4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출시한 신약 '렉라자'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런 흐름에 힘입어 렉라자가 올해 400억 원대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2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안티푸라민' 등 일반의약품(OTC) 부문의 선전도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배가 넘는 19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연구·개발(R&D) 비용은 물론 광고선전비 지출로 수익성이 부진했으나, 올해는 고수익 제품의 실적이 증가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다.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또다른 업체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389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으로 각각 16.62%, 40.97%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하반기 신약 '펙수클루'의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장점인 영업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다면, 직접 판매 제품이란 점에서 마진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실적을 견인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회사의 대표 품목으로 떠올랐다. 하반기에는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면서 수출 규모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수출이 증가하면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더해져 수익성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보유한 종근당은 3분기 약 10% 증가한 3596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종근당은 분기마다 주력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HK이노엔과 공동 판매하는 '케이캡'은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했고, '프롤리아', '글리아티린', '아토젯' 등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천연물 위염 치료제 '지텍'을 출시, 매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6억 원으로 집계돼 15.8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영업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및 신약 개발을 위한 R&D 비용 등이 수익성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반구 독감백신 수출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GC녹십자는 3분기에도 3.99% 성장한 4843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에는 북반구 독감백신 수출이 본격화된다. 또한, 올여름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련된 연결 자회사의 호실적도 기대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9억 원으로 5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지만,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시장 1위 기록을 세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와 '로수젯' 등 개량·복합 신약들이 매 분기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때 주춤했던 북경한미약품도 시럽제 공장 증설 효과를 톡톡히 거두며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약품은 3분기에 중요한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9월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포지오티닙'도 11월 FDA 운명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