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업체들이 올해 2분기 나란히 미소지었다.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외출에 대비해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온라인 사업 성장도 실적 상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세, 경기 불안 등은 향후 패션업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7% 상승한 3839억 원을 달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1분기 실적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매출,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통상 2분기는 1분기보다 옷이 얇아지며 가격도 내려가는 비수기로 분류돼 1분기 실적을 넘어서기 어렵다.
보브, 지컷 등 자체 여성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신장했다. 코스메틱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선보인 자체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무려 110% 성장했다. 자주사업 부문은 언더웨어, 파자마 등 연이은 히트상품 등장으로 매출이 13% 증가했다.
다른 패션업체들도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5150억 원, 영업이익 62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6%, 44% 상승했다. 메종키츠네 등 신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브랜드와 빈폴 등 자체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빈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 증가했다.
한섬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8% 증가한 274억 원, 매출은 14.3% 오른 3574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7489억 원, 영업이익 865억 원을 올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섬 관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온ㆍ오프라인 성장세가 이어졌다. 특히 남성복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에서 2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힌다. 여름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의류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비수기임에도 주요 패션업체들의 실적이 늘어난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여기에다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즐기지 못한 여름 휴가에 대비해 휴가 패션을 구매한 사람들도 늘어났다.
온라인 사업 성장세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같은 기간 한섬의 온라인 사업 매출은 14.6% 성장했다.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패션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정부 조치와 별개로 외출을 꺼리는 사람은 늘어날 수 있다.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지갑 사정이 어려워지자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의복을 포함한 준내구재 판매는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