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취학연령 하향에 반발 확산…한발 물러선 박순애 “사회적 합의 거칠 것”

입력 2022-08-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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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 우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한 살 앞당기는 학제개편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교육계와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취학 연령이 현재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빨라진다. 교육부는 6세부터 시작하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의무교육 12년 과정을 5세에 시작하는 학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6세인 2018년생과 5세인 2019년생 중 1∼3월 출생자가 함께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교육부는 8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내년에 국가교육위원회와 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무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도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특정 연령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다. 5세 취학이 시작되는 2025년에는 2018년생과 2019년 1∼3월생이 한꺼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조기 취학이 마무리되는 2028년 역시 2022년생과 함께 2021년 10∼12월생이 함께 입학한다. 이 두 개 학년도는 각각 2024년, 2029년에 비해 25%가량 입학생이 늘게 되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학제 개편으로 인해 입시, 취업 등의 분야에서 이해관계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교육계에서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같은 만 5세라도 1월생이냐 12월생이냐에 따라 발달 정도가 크게 다르다”며 “만 6세 시작에 맞춘 현 교육과정 역시 만 5세에 맞게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아·초등 교원부터 학부모 등도 한목소리로 학제개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은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구성하고 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 방안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만 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도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가 많은 상황에서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범국민연대는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전국유아특수교사연합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총 36개 단체로 결성됐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대 서명도 받고 있다. 이들은 반대 서명 요청문에서 "조기 인지교육과 사교육을 조장하는 만 5세 초등입학을 강력 규탄한다"며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거센 반발에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2025년부터 만6세에서 만5세로 1년 당기는 학제개편 추진안에 대해 "확정된 것이 아니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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