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지적하자, 이 총재는 기획재정부 등 금융당국과 서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직 견딜만하다고 답했다.
이창용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의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써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높아졌으며, 근원 및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크게 상승한 만큼 경제 전반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해왔다. 직전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또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정부와 함께 이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 방안을 계속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코로나19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를 0.25%로 유지하는 한편, 주택금융공사 출자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기획재정위 위원들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추가적인 빅스텝 가능성을 묻기도 했다. 이 총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도 해외 유가 요인 예측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요인이 악화할 경우 빅스텝을, 그렇지 않을 경우 25bp만을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겠다는 기조다.
그는 "현 상황이 굉장히 불확실성이 많기 떄문에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물가상승률이 해외요인의 큰 변동이 없다면 6% (추세를 이어가고) 2~3개월 지속된 후, 해외요인 변동이 없으면 안정되는 모습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이 예상대로라면 다시 (기준금리를) 50bp 올리지 않고 다시 25bp씩 조금씩 올려서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해외 유가 요인 예측이 불확실하다"라며 "물가 기조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25bp씩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냐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현재 물가 수준이 6%이고 오름세가 지속되는 중"이라며 "만일 이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더 떨어지고 향후 이를 뒤에 잡으려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두운 마음으로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상승세를 꺾는 게 거시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선 의원은 "국채 발행 등 추가 금리 인상 없이도 경제를 운영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창용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6%를 상회하는만큼 금리 인상으로 상승세를 꺾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물가가 2~3% 상승하면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5%를, 6~7%를 넘어가면 영향력이 가속화된다"라며 "안타깝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가 올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앞서 한국경제학회는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경제학자 39명을 대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4%가 ‘징후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답변했다.
김영선 의원은 이를 근거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는 없는지 질의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두 가지 다른 시그널이 오고 있다"라며 "2분기 경제성장률을 0.3% 정도로 전망했지만 실제 소비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나서 0.7%로 나왔고, 앞으로의 경제 상황은 훨씬 더 불확실하지만 아직 국내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 않아 여유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해외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하는데 현재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보다 낮을지는 지켜보는 중"이라며 "지금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확답하기는 이르고 10월쯤 해외 자료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